이재오 “MB, 보석 조건 까다로워 못 와…갑자기 고인 될 줄은”

최근까지 활발하게 방송활동을 이어온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정치권에서 연일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최근까지 활발하게 방송활동을 이어온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정치권에서 연일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영어의 몸이 되지 않았다면 만나려고 했는데 참으로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재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특1호실에 있는 정 전 의원의 빈소를 방문해 “(이 전 대통령이) 감옥 가시기 전에도 평소 정 전 의원을 한번 만나야겠다는 얘기를 수시로 했다”면서 이 같은 반응을 전했다.

다만 그는 끝내 이 전 대통령이 빈소를 찾지 못하고 조문메시지만 보내게 된 이유와 관련해선 “이 전 대통령이 변호사와 조문에 대해 상의했는데 보석 조건이 까다롭다. 재판부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며칠이 걸리는데, 그래서 못 오게 됐다”며 “병원 외부 출입이 제한돼 변호사를 통해 대신 말씀을 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 전 의원은 자신과 정 전 의원 간 관계를 떠올리면서 “우리끼리는 전화도 하고 지낸다. 며칠 전에도 정 전 의원과 통화했다”며 “참 안타깝다. 이렇게 갑자기 고인이 될 줄은 (몰랐다)”이라고 개인적으로도 침통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인이 못 다한 말이나 생각이 있어도 고인이 되면 없어진다. 함께 일했던 것, 서로 힘을 모아 대선을 치른 것, 그런 점을 기억하려고 한다”며 “저를 비롯해 정 의원과 가까운 사람들은 평소 좋았던 것만 기억하기로 했다. 고인을 애도하는 것이 예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명박 정권 당시 MB의 최측근으로도 꼽혔던 정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55인 파동’에 앞장선 뒤로 정치적 입지가 축소됐고, 문재인 정부 들어선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해 ‘다스’ 수사가 이뤄지던 중 “이 전 대통령이 ‘내가 다스를 만들었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이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한층 서먹해졌었는데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최근까지 방송인으로 활동하다가 지난 16일 돌연 유서를 남긴 채 자택 근처인 홍은동 인근의 북한산 자락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전에 우울증을 앓았었고 이전에도 한 차례 극단적 시도를 했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17일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점과 유족의 뜻을 존중해 부검은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혀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9시에 실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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