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공인회계사 2차시험 관련해 금감원이 12일 사실관계 및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시험 문제 유출로 인해 수험생들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있는지, 수험생들이 그렇게 예민한 이유는 무엇인지 이해하는 모습은 아닌 듯 보인다. 

지난 6월 29일에서 30일 이틀간 실시된 제54회 공인회계사 제2차 시험과 관련해 회계감사 과목의 문제유출 논란이 일자 금융당국은 수습에 나섰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되고 언론 등에서 다수 보도되는 등 문제가 커지자 금융감독원은 사실관계 및 향후 대응방안을 안내하기에 이른 것이다.

먼저 금감원은 특정대학에서 실시한 특강내용이 출제문제와 대부분 일치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언론에서는 회계감사 시험의 8개 문제 중 모의고사와 해당학교 특강 PPT에서 나오지 않은 내용의 문제는 한 문제(문제7번)에 불과하고 모의고사에 나온 문제들은 변형된 방식으로 실제 시험에 출제됐다고 보도됐다. 문제를 함께 분석한 회계사의 말을 인용하고 PPT 내용과 현장에서 A교수가 강조한 부분이 회계감사 시험에 거의 적중했다고 본 것이다 . 

이에 대해 금감원은 "논란이 되는 특강은 공인회계사 제2차시험 출제위원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 4월 19일에 특정대학 고시반에서 외부강사를 초청해 진행한 것"이며 "입수한 「CPA 2차시험 답안지 작성 특강」이라는 제목의 PPT 자료에서는 최근 변경된 제도나 감사기준 위주로 단순히 제목만 나열한 수준이어서 특강내용이 변형돼 출제됐다거나 사실상 100% 적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표현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금감원은 특정대학 실시 모의고사 문제와 실제 문제는 형식상 유사성이 있지만 일반적인 문제이고 일부 차이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정대학 고시반 학생들에게 모의고사와 특강형식으로 배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 금감원은 "언론 등에서 논란이 제기된 2개 문제는 실제 시험문제와 묻는 내용과 출제 형태 측면에서 유사하다"면서도 "기출문제 및 관련 교재들에서도 보편적으로 다루고 있는 일반적 내용이고 질문과 표현방식 등에서도 일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모의고사와 유사한 문제 2개에 대해 해당 출제위원이 출제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또한 출제기간 동안 출제위원들에 대해 보안 요원 관리하에 보안 관련 서약서 징구나 외부와의 통신차단 등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으며 다수의 출제위원의 논의와 검토요원의 의견을 반영해 출제하는 등 보안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시험문제 출제 위원과 대학교에서 특강을 진행한 강사가 함께 책을 썼다는 사실에 논란이 일고 있는 측면이 크다. 

여러 보안장치를 마련하고 통제해왔다는 발언은 1년 이상을 투자한 수험생들의 노력에 비해 미약한 변명 같이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문제가 된 문항의 배점에 대해 금감원은 1~2점에 불과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해당 2차시험은 60점이 넘어야 합격하는 절대평가인 만큼 1~2점 차로 인한 당락이 크다. 

금감원은 관련 인력의 한계를 토로하며 출제위원 선정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한숨만 나올 노릇이다. 1년에 단 한 번 있는 시험을 위해 2년이고 3년이고 시간을 투자하는 수험생들에게는 훨씬 더 곤혹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좀 더 실질적인 해명과 속시원한 대책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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