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제290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예비비 승인문제’ 여·야 충돌,
자유한국당 소속 5명 시의원 전원 퇴장, 더불어민주당 8명 의원 무기명 전원 찬성
일각에서 협의·논의 없는 의회 존재가치 불만 쏟아져

의정부시의회.사진/고병호기자
의정부시의회. 사진 / 고병호기자

[경기북부 / 고병호 기자] 지난 1일 제290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조례, 예비비, 결산을 심의하던 의정부시의회 여대야소의 시의원들 사이에서 ‘예비비 승인문제’를 놓고 한바탕 충돌이 벌어졌다.

그 이유는 6월 10일부터 7월 1일까지 있었던 본회의 예결(위원장 임호석) 예비비심의과정에 1)출입통제시스템(예산 사용됨) 2)7호선 노선연장(예산 사용안됨) 3)긴급재난(예산 사용됨)과 관련한 예비비 승인 절차에 1번 출입통제시스템 설치예산이 예비비 사용조건인 ‘긴급을 요할시 쓰이는 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집행부가 독단적으로 집행했다는 이유로 심의를 불승인하면서 발단이 됐다.

이 근본적인 원인에는 그 이전에도 수차례 발생한 2018년 각종 시민단체들의 시청 청사 점거농성에 따른 공무원들의 안전과 과격농성 또는 점거농성에 의한 업무방해를 막고자 시가 결정해 출입통제시스템을 시장이 사용할 수 있는 예비비를 사용해 설치하면서 불씨가 됐다.

당시 의정부시의 이러한 결정에 복수의 시민단체들과 의정부시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했고 이번 본회의 예결특별위원회에서 사용된 예산에 대한 적정성을 심의하는 과정에 1번 출입통제시스템에 대해서는 불승인하기로 의원들이 의결해놓고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상정해 승인시켜 여야가 충돌하게 된 것이다.

현재 의정부시의회 예결위는 위원장으로 자유한국당 임호석 부의장, 부위원장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의 김연균 의원, 위원으로는 자유한국당 김현주, 조금석 의원, 더불어민주당의 김정겸 의원 등 5명이다.

이처럼 구성된 의원들은 지난 6월 28일 예결위에서 통과를 안 시키는 부분에 별도의 질문이나 이의 제기 없이 1번안에 대해 불승인 처리했다.

하지만 본회의 기간중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5명이 서명해 예결위 불승인 안건이었던 1번안 상정을 의사일정을 변경해 다시 요청했고 더불어민주당 오범구 의원은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안건에 상정됐다.

즉, 자유한국당에서는 김현주 의원을 필두로 이번 ‘2018회계연도 예비비 지출 승인안’에서 출입통제시스템 시설에 투입된 1억2천948만원은 시의회의 사전보고 없이 긴급을 요하지 않는 사안에 예비비를 투입하고 1개월 뒤에 추경예산 편성에 편입해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임을 명분으로 출입통제시스템에 대한 예비비예산을 불승인 주장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측은 오범구 의원을 필두로 불승인된 예비비 안건을 ‘예비비 지출 불승인을 철회해야 한다는 변경안’을 제출하고 이 안건을 승인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는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시의회라 할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는데 더불어민주당의 이러한 움직임에 반발한 자유한국당 의원들 5명이 모두 본회의장을 퇴장해 5표가 기권처리됐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이 그 자리에서 무기명 투표로 ‘불승인 철회 변경안’을 8표 만장일치로 승인하는 촌극이 벌어져 일부 시민단체나 시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이 날 승인된 예비비 승인안은 이미 쓰여진 예비비가 불승인되더라도 집행부에게 사용한 예산을 반환 또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의회 기록에 집행부 예비비 편성, 사용에 대한 ‘불승인 기록‘이 남지 않게돼 남기려는 정당과 남기지 않으려는 정당의 당파싸움 또는 정쟁으로 지역정가에 해석돼 의회 기능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시의회가 예비비나 추경예산을 놓고 충돌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2018년 8월 31일 제28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집행부의 제2차 추경예산안 중 예결위원회(당시 위원장 구구회)에서 K바둑중계 ‘프로암 바둑리그’ 출전비 3천만원을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다시 상정, 심의에 통과시키는 과정에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들 전원이 퇴장한 바가 있었고 이당시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민주주의 기본을 모르는 의정부시의회 시민에 대한 나쁜 배신”이라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제8대 시의회 개원 이래 이번이 두번째인 8대5의 수적우세인 집권여당 시의원들의 안건심의 또는 심의절차는 여야를 막론하고 협의와 상생, 공생과 협치를 상실한 시의회라는 비난과 함께 추후에도 이러한 정책 또는 예산 심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개연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3선의 막강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병용 시장과 집행부가 수적우세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지역정치 사안과 정책 사안, 행정사안에 대해 독주와 독선적 시정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임호석 부의장은 “시민이 반대하는 출입통제시스템 설치, 시민이 찬성하는 7호선 기본계획 검토 용역비 무집행 등 의정부시 집행부는 시민이 원하지 않는 행정을 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맹비난했고 더불어민주당 측이나 시 집행부 측은 이러한 의견에 대해 “이번 예비비 심의 건은 상임위에서 승인하기로 결정한 것을 예결위에서 다시 불승인했던 것이고 시의회에서 예비비 지출승인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미 집행한 금액이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다”는 의견과 함께 상임위를 통과한 안건을 예결위가 야당의원이 다수 구성되면서 진통을 겪은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지역정가에서는 “시민에 대한 나쁜 배신인가? 아니면 다수당의 독주와 독선인가?”에 대한 논쟁이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1주년을 맞이한 7대 안병용 시장의 3선 집행부와 8대 의정부시 시의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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