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임솔 기자
사진 / 임솔 기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최근 LG유플러스가 ‘서울 지역에서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광고 문구를 사용해 SK텔레콤과 KT의 반발을 사고 있다. KT는 공정거래위원회에 LG유플러스를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두 통신사의 반발에 LG유플러스는 ‘이통 3사 5G 속도품질을 공개검증’을 제안한 상황이다.

KT는 지난 26일 기자 대상으로 백브리핑을 열고 5G 속도와 커버리지 등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KT는 LG유플러스가 근거로 들고 있는 고정형 측정 애플리케이션 ‘벤치비’의 측정 방식을 문제 삼고 “LG유플러스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SK텔레콤도 같은 날 기자들을 상대로 5GX 네트워크 관련 스터디를 진행, 역시 KT와 같은 입장임을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제안한 ‘공개검증’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조사 방식을 놓고도 공정성 논란이 발생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품질을 조사할 만큼의 네트워크 구축 수준과 가입자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반영해 내년쯤 공식적인 품질 측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5G 가입자는 지난 4월 3일 상용화를 시작한 후 69일 만인 6월 10일 100만명을 돌파했지만 정부는 5G 커버리지(서비스 수신 가능 범위) 전국망 완료 시점을 2022년으로 보고 있어 통신사들이 주장하고 있는 ‘최고 속도 20Gbps’는 그 후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12일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5G 기지국과 장치 수 등 구체적 현황에 따르면 5G 기지국은 6만1246국, 기지국 장치 수는 14만3275개다. 하지만 이 수치는 이통 3사가 중앙전파관리소에 구축 예정인 기지국과 장치수까지 신고한 것으로 실제 커버리지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

영국 무선 네트워크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OpenSignal)’에 따르면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한국에서 5G 스마트폰의 실사용 다운로드 평균속도는 111.8Mbps로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75.8Mbps인 LTE 플래그십 스마트폰보다 약 48% 빠른 데 그쳤다.

또 5G 다운로드 최고속도 측정 결과는 약 988Mbps로 이론상 최고 속도인 20Gbps의 1/20 수준에 그쳤다. 오픈시그널은 “이는 한국보다 늦게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의 5G 실사용 다운로드 최고 속도인 1.2Gbps보다도 느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5G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들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5G가 터지는 게 아니고 내 속이 터진다”, “이러고 5G 요금제를 받는 것은 사기”, “5G 잘 터진다는 얘기가 들릴 때까지 LTE로 설정해놓고 쓸 생각이다”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5G 사용자들의 분노 섞인 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5G 사용자들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데 정작 이통 3사는 5G 속도를 놓고 그들만의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통업계에서는 올 연말까지 5G 가입자 500만명을 예상하고 있지만 5G 사용자들의 후기가 좋지 못해 예상대로 가입자를 끌어 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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