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논의 급물살···당대당 통합은 반대

▲ 박상천 민주당 신임대표.
박상천 전 의원이 민주당의 새 선장으로 선출됐다. 이로써 민주당은 ‘민주당 중심의 통합’을 주창해온 '박상천 대표 체제'로 전환, 범여권의 통합논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이날 전당대회에서 박 의원은 참석한 대의원 5118명 가운데 2164표를 얻어 1925표에 머무른 장상 전 대표를 제치고 당선됐다.

박상천 민주당 신임 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중도개혁정당이기 때문에 당을 해체할 생각이 없다”며 “당 해체는 아주 잘못된 발상이며 50년 전통의 민주당을 해체해 좋을 일이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과의 통합논의와 관련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한 정당이 됐을 때 민주당은 현역의원 수가 적어 열린우리당이 주류 세력으로 등장하고 민주당은 흡수소멸된다”며 “이는 대선승리의 길이 아니고 민주당 소멸의 길로 가는 것이라서 지금 단일정당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당대당 통합을 일축했다.

박 대표는 이어 “당내 체제를 정상화한 이후 물밑 통합 작업에 나서겠다”며 “중도개혁세력을 결집해 중도정당을 건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특히 “중도정당에서 대규모 경선을 거쳐 유력 대선후보를 생산한 뒤 그동안 단호히 배척했던 열린우리당과는 후보 단일화를 모색하겠다”고 말해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범여권 통합정당은 후보단일화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는 발언과 맥을 같이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선 후보 단일화론’과 약간 뉘앙스 차이가 있다”며 “민주당 기반의 강력한 중도정당 후보가 만들어진 뒤 당 외 후보와 대규모 경선을 거치면 대선후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차이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또 통합파인 민주당 현역의원들이 탈당설과 관련해 “저를 지지한 의원도 있다”며 “현역의원들이 왜 탈당하는가”라고 반문했다.

▲ 박 대표의 당선이 확정된 뒤, 후보자들이 모두 축하해 주고 있다.
어찌됐든 박 대표의 당선으로 열린우리당, 통합신당모임, 민생정치모임 등 범여권의 각 정파도 발걸음이 빨라지게 됐다. 특히 통합신당모임은 박 대표에게 통합교섭단체에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고 박 대표 역시 “다른 정파와도 함께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그간 지지부진했던 통합논의에 불이 붙은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한화갑 전 대표와 현역의원들의 지원사격을 받은 ‘통합주의자’ 장상 전 대표가 낙마하면서 통합 논의가 오히려 지지부진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원외 지역위원장의 지지를 얻고 당선된 박 대표가 차기대선이 아닌, 2008 총선에 힘을 쏟을 경우 일부 의원들의 탈당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박 대표의 당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홍업 씨의 공천과 관련해선 “전략공천을 택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며 “그러나 당이 일단 공천한 이상 대표 경선과정에서 취소하라는 것도 문제다. 국민여론과 당 여론을 수렴한 뒤에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광주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새정치국민회의 원내총무, 제 47대 법무장관,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대표최고위원, 민주당 대표를 거친 4선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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