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인상, 이대로 괜찮은가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인상,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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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수 회장
박강수 회장

지난 19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중소·중견기업인들을 만나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온 바가 없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발언했다가 정치권에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황 대표의 발언 취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 부담까지 과중해진 데 대한 기업들의 호소에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차원이었으나 여당을 비롯한 대부분이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문제의 본질은 보지 않고 단지 ‘차별 프레임’에 매몰돼 비판만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 인력 신청률은 재작년에 비해 89.1%P나 줄어들었는데, 가장 큰 이유가 인건비 부담(38.3%)으로 꼽혔을 만큼 현장의 목소리는 최저임금 인상의 일률적 적용을 일찌감치 문제 삼아왔다.

일례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숙식을 제공했을 때 현물로 지급되는 경우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문제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정작 최저임금은 내국인과 동일하다 보니 숙식 지원을 받는 외국인 근로자가 실질적으로 내국인보다 더 많이 받게 되는 셈이 되고 있다.

이런 문제는 현 정부에서도 이미 인지하고 있었는데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12월 인사청문회에서 “최저임금 차등 문제에 대해 지역·규모·업종별, 국내 외국인과 내국인의 차별이 가능한지도 여러 가지 검토해 봤는데 필요성이 있지만 형정에서 작동되려면 어려움도 있다”고 발언한 바 있고, 지난 3월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외국인 근로자들은 실질적으로 먹여주고 재워주고 다 해야 되다 보니 이중 부담이 되고 있다. 최저임금 문제는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하는 농업 부문에서 가장 피해가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지난해 2월 10일부터 ‘외국인 근로자 숙식정보 제공 및 비용징수 관련 업무지침’에 의거해 고용주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 시 표준근로계약서에 숙식비를 징수하겠다는 사실을 명시하고 근로자의 동의를 받는 경우 월 통상임금의 20%까지 공제할 수 있게 제도가 바뀌어 농어촌에선 일부 숨통이 트이기도 했지만 물가상승과 더불어 최저임금도 지난 2년간 급격히 오른 탓에 고작 이 정도로는 버티기 어려워 현장의 아우성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의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자료를 보면 최저임금이 두자리수 인상되기 전인 2017년엔 평균 월급 200~300만원 받는 외국인 근로자 수가 약 37만 5000명이었으나 최저임금이 16.4%나 오른 지난해엔 41만 8000명으로 4만 3000명 정도 늘어났고, 200만원 이상을 받는 외국인 근로자 비율도 재작년보다 4.8%P 상승한 62.1%로 나타났다.

더구나 외국인 근로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온 만큼 임금이 상승해도 국내에서 소비하기보단 숙식마저 제공받으려 할 정도로 아껴가면서 대부분 본국으로 송금하기 때문에 외화 유출이란 점에서 보면 내수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둔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취지와도 맞지 않다.

여기에 일본이 재작년에 외국인 근로자 100만명 시대로 접어들었는데, 일본에 비해 인구가 절반도 안 되는 한국에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 수가 벌써 88만4천명(임금 근로자 84만 6천명으로 95.6%)이나 되는데다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 통계월보상 올해 4월말 기준 불법체류자 35만7106명까지 감안하면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문제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 정책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 2017년 기준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를 한 외국인 근로자는 55만 8246명(근로소득세 7707억 원)에 불과한데, 전체 외국인 근로자 수를 감안하면 비록 일용근로소득 원천징수로 잡힌 700억 원이 있다고 해도 연말정산 신고 되지 않은 외국인 근로자 수만 수십만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이들의 기여도와 외화 유출 규모를 우선 비교해보는 등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미 홍철호 의원이 지난 2017년 9월 대정부질문 당시 외국인 근로자 수를 약 100만 명으로 환산 시 연간 12조원이 해외로 유출된다고 우려한 바 있는데, 외국인 노동자가 99만명이던 2016년만 해도 총 임금이 22조원으로 이 중 무려 13조원이 그들의 모국으로 송금됐으며 경남 최대 외국인 노동자 거주지역인 김해 지역의 경우 외국인 1만 8천여명이 고국으로 연간 2183억 원 이상 송금한 것으로 나타나 홍 의원의 이 같은 지적은 빈말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2017년에 이미 200만명을 넘어섰고, 이 규모가 2011~2015년엔 연평균 8%씩 증가한 추세에 비추어 향후 최저임금 인상의 최대 수혜자는 일부 아르바이트생을 제외하곤 대체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고 그나마 합법 노동자 수도 지난 20일 법무부와 통계청이 조사한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43만 2600명에 불과해 불법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 수까지 포함할 경우 국부 유출 규모가 머지않아 천문학적 단위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변변찮은 기술도 없이 와 제로베이스에서 가르쳐야 되는 외국인 근로자까지 인상된 최저임금 적용대상에 포함되다 보니 대부분 영세해 외국인 숙련자도 최저임금에 맞춰 고용할 수밖에 없는 미용실이나 도배·미장이 등의 업종에선 현장 실습을 통해 숙달시켜야 되는 미숙련자(사실상 교육생)마저 숙련자와 다를 바 없는 최저임금을 맞춰줘야 하는 문제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해외연수생 제도는 1992년 만들어진 이후 임금체불, 인권 유린의 부작용이 불거져 2007년 헌법재판소에서 외국인 차별은 위헌이란 판결이 나온 뒤 폐지돼 지금까지 마땅한 대책이 없는 실정인데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최저임금 차등적용 역시 국적을 이유로 차별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을 차치하더라도 지난 98년 국회가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의 고용 및 직업 차별에 대한 협약(111호)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일단 한국당에선 지난 18일 농림·수산업 분야 등에서 한국어 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노동자엔 최저임금제를 적용치 않게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송석준 의원이 대표 발의하기도 했고 김학용 의원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야당보다 국정 책임을 지고 있는 집권당은 현재 민주당인 만큼 달보다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듯 야당 대표의 발언을 놓고 그저 외국인이 납세를 했냐, 아니냐나 따질 게 아니라 우리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외국인 근로자 고용업체들이 한 목소리로 토로하고 있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및 산입범위 문제를 당장이라도 먼저 나서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ILO 국제법을 의식해 외국인과 내국인의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당장 어렵다면 사업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을 동결한 채 외국인과 내국인의 임금을 표면상 동일하게 놓더라도 외국인에게 걷은 세금을 내국인 고용하는 업주에 지원금으로 지급하는 식의 우회로를 통해 국부 유출을 야기하는 외국인 근로자 수를 억제하면서 내국인과 외국인 임금에 사실상 차등을 둘 수 있는 방법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추가 수당(시간외 근로수당)을 받고자 더 일을 하고 싶어도 현 정부에서 시행한 주52시간 근로제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어 한국을 떠나는 외국인 근로자들 때문에 일손이 부족한 중소기업 사정 등도 고려해 비단 최저임금 뿐 아니라 주52시간 근로제 등 현 정부의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 역시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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