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더불어민주당이 급선무로 삼는 추가경정예산 처리 문제를 논의하기 전에 경제청문회부터 개최하자고 촉구한 데 대해 정치권 내 반응이 엇갈렸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대국민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추경은 수단이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다. 국회를 열 때 열더라도 진정한 의미의 민생국회, 경제 살리고 악법 고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여당을 설득하고 있는 것”이라며 “추경 심사에 앞서 경제청문회를 통해 경제 위기의 원인을 짚어야 한다. 여야 간 정쟁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에 여당인 민주당에선 같은 날 오후 이재정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국당 측을 겨냥 “그들의 주장엔 정작 경제는 온 데 간 데 없고 정쟁만 보인다. 뜬금없고 갑갑한 노릇”이라며 “십분 양보해 (청문회가) 경제 진단과 처방을 위한 절차라 하더라도 추경의 적시집행은 놓친 채 다시 기약 없는 시간을 들여 원인을 찾고 진단하고 처방을 다시 쓰자는 것은 현재 위기에 손 놓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경기하방 리스크를 목전에 두고 정쟁은 무의미하다. 국회를 무한정 공전시키며 추경을 무작정 반대하고 막아서는 행위야말로 경제위기의 또 다른 한 축이 될 것”이라며 “책임지는 제1야당이라면 최소한 경제와 민생을 막아서진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바른미래당에선 같은 날 하태경 최고위원이 자신의 SNS를 통해 “국회를 경제청문회부터 시작하는 게 오히려 좋다. 나 원내대표가 제안한 경제청문회는 나라경제 위기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 해법 찾자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북한만 줄기차게 외쳐도 국회는 경제에 집중해야 한다. 바른미래당은 경제청문회와 추경 협상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나 원내대표 주장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다만 나 원내대표가 국회 파행이 시작된 원인이었던 패스트트랙과 관련해선 “국회정상화를 위해선 패스트트랙 폭거에 대한 어느 정도 진정성 있는, 날치기 선거법과 날치기 사법개혁 법안에 대해 합의처리 하느냐를 담보 받아야 한다”며 “합의 처리에 대한 진정성을 담보 받는 것이지 경제청문회와 연계된 것이 아니다. 이 문제와 그 문제가 꼭 연계돼 있지 않다”고 입장을 내놓은 만큼 설령 경제청문회를 여당에서 수용한다 해도 패스트트랙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