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성매매 실태 발표한 ‘박재완 의원’


크라브에서 일해 목돈 벌 언니 모집함.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임. 한국의 빠나 카페라고 보면 됨. 하루 페이 2만에서 2만 5천 엔.011-96××-××××.
일본 오사카에서 선수(남성 호스트)모심. 도항, 빠킹 없음. 새벽 1시부터 6시까지 근무. 기본급 10만엔+팁(월 20만엔)+우리야게(매상 60%). 010-466×-××××.

지난달 27일 한나라당 박재완의원은 충격적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무려 3만 여명의 한국인이 일본의 성매매, 유흥업소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 3만 명중에는 일본 호스트바에서 일하고 있는 남성도 상당수 포함돼 충격을 더했다.

박의원은 지난 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6개월간 일본을 포함 미국, 호주, 중국 등 6개국에서의 원정 성매매실태를 조사했다. 이들 나라에서의 원정 성매매는 성매매를 할 사람을 구하는 것부터 알선까지 인터넷카페가 도맡아 해왔다. 관련카페는 유명 포털사이트 두 곳에서만 70개에 달했고 41개 카페는 아직도 성행중이다.

나라망신을 톡톡히 시키며 국가 이미지까지 훼손하고 있는 해외 성매매. 이에 대해 조사한 박재완 의원을 만났다.


이 자료가 공개된 다음날 만난 박의원은 ‘진실이 곧 국익이다’란 신념으로 어렵게 자료공개를 했다고 운을 뗐다. 이미 황우석사건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거침없이 진상조사를 요구해온 박의원에게도 이번 일본 성매매에 대한 조사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은 일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종군위안부문제를 우리 탓으로 떠넘기려는 일본에게 좋은 빌미를 줄 소지도 있거니와 해외성매매에 대해 몰랐던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되려 해외성매매 인구수를 늘일 우려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의원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 결국은 국익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기에 이번 자료를 공개하는 용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많은 범법행위, 인터넷이 주범

박의원이 해외성매매에 종사하는 한국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계기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의원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카페에서 음성적으로 난자를 팔 사람들을 모집하고 시술할 병원을 알선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박의원은 난자매매카페가 일본에 개설된 사이트에 존재한다는 것을 파악해 경찰에 고발을 하는 등 적극적인 개입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대리모를 모집, 알선하고 시술하는 병원, 장기매매를 돕는 사이트가 있다는 것까지 알아냈고 이에 대해 꾸준히 발표를 했다.

박의원은 “많은 사회적 일탈행위나 범죄행위들이 인터넷 불법사이트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폭넓은 조사를 하던 중 해외원정성매매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이에 대한 심층적 연구를 시작했다”라고 이번 조사의 계기를 설명했다.

박의원은 해외에까지 원정을 가 성매매를 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각도로 분석을 했다. 첫 번째 이유는 이른바 ‘해외바람’이다. 세계화 추세로 인해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졌고 어학연수 등으로 젊은 층의 해외나들이가 잦아지면서 답답한 국내보다는 해외에 나가 활동하고 싶은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해외성매매의 유혹도 느낀다는 것.

두 번째로 박의원이 꼽은 원인은 청년실업이다. 박의원은 “취업이 안되 고민하는 청년실업자들이 해외에서 활로를 찾으며 잘못된 선택을 하는 듯 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의원은 다소 민감한 사안이라며 세 번째 원인에 대해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성매매방지법제정으로 인해 유흥업소에 종사하거나 성매매를 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박의원은 “종전에는 묵인되던 성매매가 상당히 까다로워지면서 종사자들이 탈출구의 방편으로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고 풀이했다.

마지막으로 박의원은 인터넷의 활성화로 인해 나타나는 갖가지 부작용이 이번 사태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익명성으로 인해 은밀하게 불법행위를 할 수 있고 혹여 법망에 걸렸다 손 치더라도 기동력 있게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이동해 단속망을 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수만명의 해외 성매매자를 양산했다는 평이다.

이 같은 이유들로 해외로까지 원정길을 떠나는 성매매자들. 저마다 사연은 다르겠지만 공통된 목적은 돈이다. 그러나 일본 특유의 복잡하고 정교한 벌칙 조항들 탓에 한국인이 일본의 유흥가 또는 사창가에서 돈을 모아 귀국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예를 들면 매월 2~4회정도 손님을 가게로 데려오지 못하면 급여에서 공제하는 일명 빠킹제, 한국에서 진 빚이나 일본 입국 등으로 인해 파생된 채무의 변제를 위한 선불금, 10분 지각할 때마다 내는 지각벌금 1천엔 등 버는 족족 벌금으로 빠져나가는 갖가지 조항들이 성매매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특히 논란거리가 되는 것은 여성 못지않게 남성성매매자도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호스트바에 근무할 한국남성을 모집하는 사이트는 약 15개 정도.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호스트바에서 경쟁하기 보다는 아는 이도 없고 경쟁도 덜한 일본의 무대에서 뛰고 있는 이른바 ‘선수’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한국이 피 튀기는 경쟁을 해야 하는 레드오션이라면 일본은 그야말로 풍부한 자원이 넘치는 블루오션.

박의원은 “한국 남성들이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있는 편”이라며 “한류열풍의 영향으로 일본등지에서 인기가 있는 한국남자연예인과 외모가 닮은 사람들이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의원은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에서도 한국남성을 찾는 사람이 많고 또 많은 남성들이 진출한 상태다. 매우 민망한 일이지만 사실”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박의원은 이처럼 음성적으로 불법행위가 번질 수 있는 것은 포털사이트의 영향이 지대하다며 포털사이트 측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의원은 “불법행위에 연루된 운영자는 다시는 이 같은 사이트를 개설하지 못하도록 엄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포털측의 자정노력이나 당국의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누리꾼들이 이같은 카페나 사이트를 보면 즉시 신고를 하고 신고에 대한 포상을 해주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박의원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이들이 감시자가 되는 이른바 ‘만인의, 만인에 의한, 만인을 위한’ 감시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해외성매매자들이 늘면서 가장 위태로운 것은 국가이미지다. 많은 한국인들이 건너가 성매매행위를 하고 있는 호주의 경우 한국과 한국인의 이미지는 이미 땅에 떨어질 데로 떨어진 상태다.
한 일본인은 종군위안부문제와 결부시키며 “과거 이야기를 따지려면 현재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 유흥가 여성들부터 데려가라”며 “유흥업소의 한국여성들이 돌아가면 일본 유흥업소도 많이 줄고 일본이 더 깨끗해 질 것”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박의원은 “상당수 일본인들이 종군위안부와 성매매자들을 연관해 유사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런 억지논리를 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성매매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정부에서 철저히 조사해 확실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남은 것은 해외성매매에 가담한 브로커와 성매매자들의 처벌문제다. 브로커의 경우는 국내에서 사이트 등을 만들어 성매매자들을 알선했기 때문에 국내법상 처벌이 가능하나 성매매자의 경우는 해외에 나가 성매매를 했기 때문이 처벌이 쉽지 않다. 박의원은 “성매매를 한 사람들의 경우는 처벌하기 보다는 국내로 송환해 와 재교육을 시켜 정상적인 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의원은 이번 조사를 하면서 내내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며 일이 터진 뒤 잠깐 관심을 가진것에 그치지 말고 지속적 관심을 가지고 단속해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박의원은 해외성매매같은 경우 개인적으로 모집, 알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공급루트를 발본색원할 것을 촉구했다.

박의원 측은 일본에 이어 중국에 존재하는 한국인 성매매자들의 실태조사결과도 곧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의 경우도 이미 파악을 해 결과가 나온 상태지만 종군위안부결의안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섣불리 조사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고 판단, 발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중이다.

도덕대국이 곧 선진국

박의원은 선진국의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도덕대국’을 꼽았다. 그는 “소득의 증가, 국민 개개인의 에티켓등도 무시할 수 없는 가치지만 선진국이 되려면 무엇보다 도덕이 바로 서는 나라가 되야 할 것”이라며 “성매매와 같은 인간을 팔고 사는 행위는 해외에서도, 국내에서도 근절되야 하지 않을까”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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