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를 과도하게 선반영하는 쏠림에는 주의해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시사포커스DB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총재는 전날 ‘한국은행 창립 제69주년 기념사’에서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그 전개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금리를 인상한 이후 세간에서 흘러나왔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대외 불확실성 요인의 면밀한 점검이라는 조건이 전제됐지만 그동안 ‘금리인하를 논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스탠스가 변화된 것이다.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겠다는 표현은 그간 하지 않던 표현이기 때문에 경기 회복이 더디거나 더 악화될 경우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의 이번 발언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졌지만 통화정책 제약 환경을 감안하면 빠른 시일 안에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 경과에 따라 성장전망 경로를 수정해야할 수도 있고 가계부채, 자본유출입 등 금융안정 리스크도 고려해야 하며 한·미 기준금리 역전 부담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4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중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회의가 열리는 날은 10월 17일과 11월 29일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 강화에도 한은의 금리 인하까지는 넘어야 할 변수가 많고 시간도 필요하다”며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전제되지 않는 한 금리의 추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통화 완화 기조의 강화로 시장의 강세 흐름은 유지되겠지만 금리 인하를 과도하게 선반영하는 쏠림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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