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지지율 20%대로 떨어지고 벌써 공천 관련 잡음도…대권가도 흔들리나

6월 1주차 정당 지지도 집계 결과 ⓒ리얼미터
6월 1주차 정당 지지도 집계 결과 ⓒ리얼미터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점차 당 소속 인사들 사이에서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불거짐에 따라 황교안 체제가 벌써부터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대권잠룡급 원외 인사부터 공천 관련해 당내 소속 의원에 이르기까지 황 대표에 견제구를 던지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는데다 일각에선 아예 친박신당설까지 제기하고 있어 현재 국회 정상화 문제로도 대치만 이어간 채 마땅한 출구전략을 모색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 황 대표가 과연 내우외환으로 닥치고 있는 위기를 돌파해 낼 수 있을 것인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한국당, 20%대 지지율에 총선도 與에 무게추…장외투쟁 ‘별무소득’?

황 대표에게 우선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 부분은 최근 막말 논란 이후 계속 떨어진 끝에 20%대로까지 내려앉은 당 지지율 하락 문제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지난 3~5일과 7일 전국 성인 2002명에게 조사해 10일 발표한 2019년 6월 1주차 정당 지지도 집계 결과(95%신뢰수준±2.2%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0.5%로 여전히 40%대를 유지 중인 반면 한국당은 2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29.6%를 얻는 데 그쳐 30%대 수성에 실패하면서 지난 2월 4주차(28.8%) 이후 14주 만에 20%대로 내려앉았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한국갤럽 역시 지난달 28~30일 전국 성인 1006명에게 조사해 7일 발표한 6월 1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민주당 지지율이 39%, 한국당 지지율이 23%로 비록 리얼미터 조사와 달리 민주당이 40%대에 이르지 못한데다 한국당은 1%P 상승했다고는 해도 여전히 양당 간 격차는 10%P 이상 차이를 보였는데, 심지어 이 조사와 똑같은 표본오차와 조사대상 규모로 지난 4~5일 내년 총선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답변이 47%로, 야당 측이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40%보다 더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한국일보가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7일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조사해 9일 집계한 총선 관련 유권자 의중 조사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도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나’란 질문엔 39%가 공감한다고 답한 반면 ‘보수야당에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나’란 질문엔 과반인 51.8%가 공감한다고 답변함에 따라 이 역시 여당보단 야당 심판론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정부 심판론보다 정부 지원론이 좀 더 힘을 받고 있는 셈인데, 무엇보다 이 조사에서 보수야당에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로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며 대안 없이 비판해서’(54.6%)와 ‘민생보다 이념적 문제에만 집중해서’(48.4%) 등이 우선 꼽혔다는 점에서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국회 파행을 불사하며 대정부 장외투쟁까지 이어왔었던 황 대표로선 그야말로 당혹스럽기 이를 데 없는 상황이다.

◆ 대권가도도 삐걱? 곳곳에서 ‘도전적 발언’ 속속 불거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모습. 사진 / 오훈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모습. 사진 / 오훈 기자

특히 대권을 바라보는 황 대표로선 대선까지 순항하려면 일단 내년 총선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만큼 현재 당내 일각에선 ‘종로 출마설’까지 불거지는 실정인데, 여전히 이 같은 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리더십을 흔드는 듯 과거 대권 도전에 나선 바 있는 대권잠룡급 인사들도 벌써부터 견제구를 던지는 것인지 현재 대권 후보군 선두주자인 황 대표를 겨냥해 점점 쓴 소리를 쏟아내고 있는데, 소속당원들의 막말 자제를 호소한 황 대표의 당부에도 차명진 전 의원이 4일 자신에게 막말 관련 소송을 건 세월호 사건 유족 등을 겨냥 “좌파들은 우파 지도자를 흠집 내서 쓰러뜨리는 벌떼 공격을 하는데 황 대표가 그 덫에 걸렸다. (저는) 꽥 소리라도 하고 죽겠다”며 강경 발언을 지속하겠단 뜻을 드러냈다가 황 대표가 5일 “더 이상의 잘못은 용납할 수 없다”고 엄중 경고하자 아예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황 대표에 정면으로 맞서고 나섰다.

김 전 지사는 같은 날(5일)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은 입이 무기고 여당은 돈이 무기다. 여당 대표는 하지 말아야 할 불법 선거운동도 거침없이 총력 질주하고 있는데, 야당 대표는 풀어야 할 입까지 틀어막고 있으니 선거 결과가 걱정된다”며 “야당 대표는 입단속에 열중이고 여당 대표는 추경으로 돈풀기에 열중이면 내년 총선 결과가 어떻게 되겠느냐. 황 대표는 입단속보다 문 대통령과 이해찬 대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불법선거운동을 고발하는 데 몰두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황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취임 100일을 앞두고 가진 ‘황교안x2040 콘서트’에서 “30%대의 콘크리트지지 세력으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 이기기 위해선 중도라는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스며들어가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무엇을 해도 ‘전략적 움직임’이라 알고 신뢰해주지 않으면 지도부가 움직일 수 없다. 지도부를 의심하고 자꾸 공격해대면 더 못 나간다”고 자신에 대한 반발 세력에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김 전 지사에 힘입은 차 전 의원은 재차 황 대표의 경고를 묵살하듯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 뭐하냐? 우선 입 달린 의원 한 명이라도 이렇게 외쳐야 한다.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글을 올려 논란을 한층 더 부채질했는데, 뒤이어 민경욱 대변인까지 다시 ‘천렵질’ 논평으로 구설에 오르는 등 경고가 무색하게 황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린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이미 ‘주전투수가 못하면 불펜에서 찾아야 된다’며 대권 도전 의지도 드러냈던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9일 총선 공천을 놓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책임이 있으면 물갈이 될 수 있다는 일설이 도는 상황에 대해 “아직도 한국당은 변한 게 없다. 살기 위해 몸 사리고 잘못된 여론에도 맞서지 못하고 좌파에 동조하는 게 살 길인 양 하루살이 정치만 일삼고 있다”며 “지금 한국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중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있는가. 탄핵책임론으로 내년 공천 물갈이한다고 하는데 피아 구분 못하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지도부까지 싸잡아 꼬집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권 경쟁자일 수 있는 황 대표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취임 100일을 맞은 황 대표가 “혁신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한 가운데 공천 시스템 개혁을 논의하는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의 신상진 위원장도 지난 6일 BBS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있었고 20대 총선 공천에서 후유증이 많았기에 현역 의원들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물갈이 폭도 크게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었던 만큼 이 부분을 꼬집은 이후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 ‘뜨거운 감자’ 공천 문제, 또 분열 촉발하나…진화 나선 黃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포토포커스DB

신정치혁신특위는 황 대표가 신설한 특위이기에 박 전 대통령 탄핵과 20대 총선 공천 파동의 책임이 있는 현역 의원에겐 공천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신 위원장의 경고는 결국 황 대표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될 수 있어 당장 이 범주에 해당되는 현역 의원 중에선 지도부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난 총선 당시 사무총장을 맡아 공천을 주도했었던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탈당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황 대표를 작심하고 비판하기 시작했는데, 지난 8일 조원진 의원의 대한애국당이 주최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홍 의원은 “이제 저도 참을 만큼 참았다.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명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선언을 할 것”이라며 “한국당 당 대표는 선거할 때만 도와 달라 그래서 한 번 만난 적 있는데 그 외는 지나가다 띄엄띄엄 만나지만 애국당 조 대표는 계속 만나고 있다. 제가 어디 당원인가”라고 외쳤다.

이에 발맞춰 조 대표도 “황 대표는 입에다 재갈을 물리고 신상진 의원을 내세워 친박 활동한 사람들을 내치겠다고 한다. 상상치 못한 인사들이 당의 문을 노크하고 있다”며 연쇄 탈당을 유도하려는 듯 친박계에 적극 러브콜을 보냈는데, 신 의원이 지난 9일 신정치혁신특위 전체회의에서 “이달(6월) 안으로 공천안을 마무리하겠다”고 일정까지 밝히면서 현재 낙천될까 좌불안석인 의원들의 ‘각자도생’ 움직임 역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런 분위기는 보수통합을 강조해온 황 대표에게 오히려 총선 전 적전분열의 결과만 초래하는 셈이기에 결코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어려운데, 그래선지 황 대표도 10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홍 의원의 애국당 입당 취지 발언에 대해 “저는 직접 듣지 못했는데 진의가 뭔지 알아보는 기회를 갖겠다”면서도 “당내 분열은 없다”고 바로 ‘탈당설’ 진화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아예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 의원의 애국당 입당 시사는 비록 재판에 계류 중인 셀프 구출 작전이라 하더라도 정치적으로는 친박 신당 출범 신호”라며 “친박신당이 출범한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찬성 의원을 절대 용서하지 않으며 황 대표는 이미 버린 카드”라고까지 주장했다.

물론 진보정당 의원의 발언이다 보니 보수진영을 흔들기 위한 정치공세 성격일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이달 내 이뤄질 공천 물갈이 폭에 따라 친박신당이 출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황 대표가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릴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더구나 공천 결과도 결과지만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김세연 원장이 5일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는 게 정공법”이라고 한 데 이어 백승주 의원도 7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황 대표의 종로 출마를 주장하는 등 당 대표로서 솔선해 총선 출마하는 자세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도 없지 않아 대선까지 가기 전에 ‘총선 출마’ 리스크를 황 대표가 안을 것인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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