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현충일을 국민 분열의 날로 퇴색시킨 채 순방길 올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문재인 정권을 겨냥 “호국보훈의 달 국가 행사마저 북한 정권 눈치보기, 북한 정권 비위 맞추기를 위해 동원해야 했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의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 중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내용을 꼬집어 “온 국민이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에 대한 추모의 마음으로 하나가 돼야 할 현충일을 국민 분열과 갈등의 날로 퇴색시켜버린 채 문 대통령은 (북유럽) 순방길에 오른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 뿐 아니라 그는 현충일 이틀 전 청와대에서 국가유공자, 보훈가족을 초청해 열었던 오찬 행사와 관련해서도 “6.25전쟁 영웅의 아들로 청와대에 초청됐던 분께서 북한의 6.25 남침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신 부분을 교묘히 편집한 채 서면 브리핑으로 내보냈다. 게다가 그 자리에 모인 분들께 김정은과 손 맞잡고 찍은 사진이 담긴 책자를 나눠줬다고 한다”며 “그분들께마저도 북한 정권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싶었나”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나 원내대표는 “그곳엔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기습도발과 공격으로 전사하신 우리 영웅들의 어머니, 아내 등 그리움에 사무친 가족들이 계셨다. 적군의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침략에 맞서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의 유가족들”이라며 “범행 희생자의 유가족들에게 범죄자와 찍은 사진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리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봐도 저는 이해할 수 없다. 이는 국가를 지키다 쓰러져 간 분들을 위해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기본을 부정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호국의 역사를 어떻게든 감추고 덮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나 원내대표는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워지곤 했던 매년 6월이지만 올해는 참담하기까지 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죄스러운 마음이 가득한 호국보훈의 달”이라며 “자칫하면 북한 정권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이 정권의 조바심이 느껴지기 충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9일 오후 출국해 오는 11일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3개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인데, 정치권에서 이른바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에 담겼던 ‘김원봉 발언’을 놓고 논란이 일어나 한국당이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측은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 통합으로 가자는 취지”라고 반박하며 출국 직전까지도 여전히 이를 일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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