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열 “하태경 일벌백계해야”…정병국, 책상 위에 서류 던지며 퇴장

바른미래당 당권파인 이찬열 의원(좌)과 바른정당계인 이혜훈 의원(우)이 설전을 벌였다. 사진 / 오훈 기자
바른미래당 당권파인 이찬열 의원(좌)과 바른정당계인 이혜훈 의원(우)이 설전을 벌였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오신환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을 맡은 이후 처음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4일 ‘나이 들면 정신 퇴락’ 발언으로 하태경 최고위원을 징계해야 하는지 여부를 놓고 당권파와 바른정당계 의원들 간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먼저 당권파인 이찬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하 최고위원을 겨냥 “어르신 폄훼 발언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도를 넘는 막말로 아무리 당내 회의에서라도 인격 살인성 막말은 기가 막힐 지경”이라며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단호하고 가혹하게 일벌백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의원은 오신환 원내대표까지 꼬집어 “원내대표가 친손, 반손 등 편을 가르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느냐”며 “지난번 원내대표 선거 때 저는 패거리 정치를 싫어하기 때문에 오신환한테 투표 못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다. 오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바른정당 출신인 정병국 의원이 서류를 책상 위에 던지며 퇴장했고, 마찬가지로 바른정당계 이혜훈 의원은 이찬열 의원이 유승민 의원을 향해 했었던 ‘꼭두각시들 데리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라’는 발언을 지적하며 역공에 나섰다.

이혜훈 의원은 “하 최고위원의 발언은 좋은 말로는 볼 수 없지만 해당행위라고 볼 수도 없으며 하 최고위원은 3번이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고 심지어 손학규 대표 계보라 할 수 있는 시니어 위원장도 진정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며 오히려 이찬열 의원은 사과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는데, 이찬열 의원은 “제 발언 중 일부 지나친 부분이 있다면 유감을 표하나 당에서 패스트트랙하는 것을 결정했음에도 다른 야당 항의 집회에 유승민, 오신환, 하태경 세 분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우리 당이 어떻게 되려나 하는 충정에서 보도자료만 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혜훈 의원은 당 윤리위에서 하 최고위원만 징계토록 결정한 반면 이찬열 의원에 대한 징계는 하지 않은 점을 들어 “윤리위원장으로 모셔온 분이 손학규 대통령 만들기란 사조직의 우두머리란 것을 최고위에 얘기하지 않았다”며 “당 대표가 편파적으로 안 하면 이런 일은 없다”고 일침을 가했는데, 당초 원내부대표단 추인, 추경 예산과 당 현안 등을 논의하려던 이날 의총은 이처럼 당내 계파 간 충돌만 다시 불거지는 자리로 비화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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