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청와대, 한국당을 국정 파트너 아닌 괴멸집단으로 생각하는 듯”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좌)와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우)가 29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좌)와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우)가 29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지금 기밀 누설 운운하며 우리 당 의원에 대한 고발 등 압박하는 것을 포함해 국회 정상화를 못하게 하는 부분은 대통령과 청와대가 전부 기획하는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앞서 오전 중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은 기본과 상식을 지켜 달라’고 한국당에 촉구했던 국무회의 발언을 들어 “오늘 대통령이 상식적이란 이야기를 했는데 저는 대통령께 다시 묻고 싶다. 대통령께서 상식적으로 판단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보복 정치를 위해 청와대 캐비닛을 열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다. 또 외교 관련 기밀을 꺼내 국민에게 흔들고, 민간위원이 들어가 적폐청산이란 이유로 군사기밀 21건을 공개했었다”며 “이 정권이 기밀 누설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은 한국당을 국정의 파트너가 아닌 괴멸집단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더불어민주당의 사과할 뜻 없다는 의총 결과처럼 한 마디로 백기투항 하라는 모습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는 “국회 정상화에 대해 저희도 얘기할 준비가 돼 있다”며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법을 패스트트랙 태운 것에 대한 사과가 출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황교안 대표도 “집권여당, 청와대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청와대와 여당이 무모하게 통과시킨 패스트트랙을 철회·사과하고 제1야당과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현안들에 대해 협의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국회 파행에 대한 명확한 사과와 불법적 패스트트랙을 철회하면 저희는 곧바로 국회 들어갈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또 황 대표 역시 나 원내대표처럼 청와대를 겨냥한 의혹을 제기했는데, 최근 논란이 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비공개 회동에 대해 “양 원장은 대통령 복심으로 알려졌는데 이 만남이 과연 혼자서 한 것이겠나. 문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도 이 만남을 알고 계셨는지 국정원 총선 개입을 이대로 묵과할 것인지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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