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자체 토질분석 결과, 토사유출은 없었다'
IEP, 한국정부조사단 및 여타 조사업체 의견과는 달라

SK건설의 공사 현장에서 전날 작업을 하던 인부가 떨어져 숨지는 사고 발생 (사진 / 시사포커스DB)
SK건설은 28일 라오스 댐 붕괴 원인과 관련해 “IEP가 제시한 사고 원인이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가 결여된 경험적 추론에 불과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SK건설은 28일 라오스 댐 붕괴 원인과 관련해 “IEP(Independent Expert Panel)가 제시한 사고 원인이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가 결여된 경험적 추론에 불과한 것”이라며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SK건설이 공사중인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의 여러 보조 댐 중 하나(새들 D)가 유실되면서 하류지역 마을이 피해를 입는 사태가 발생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SK건설은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동의할 수 없으며 재조사를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SK건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IEP가 주장한 파이핑에 의한 원호파괴가 발생한 것이라면, 사고 전 새들 ‘D’ 하단부에 대량의 토사 유출이 목격됐어야 하는데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파이핑이란 물이 땅속을 흐르면 땅속의 약한 부분으로 물의 흐름이 모이고, 마침내 부근의 지반을 세굴(洗掘)한 것과 같은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한다..

또 IEP가 자체적으로 자신들이 지정한 위치, 방법론, 제3의 분석기관을 통하여 토질 분석을 실시한 것이고, 최종 데이터를 적용한 결과 파이핑 현상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뢰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조사기관의 의견도 수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SK건설은 라오스 정부 요청에 의해 초기부터 옵저버로 참여한 한국정부조사단과 사고원인 조사를 수행한 세계 유수의 엔지니어링 업체들도 모두 IEP의 사고원인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관들에 따르면 과거 화산활동 등 오랜 세월을 통한 지형 형성과정과 새들 ‘D’ 하류에서 발생했던 산사태 흔적 등에 주목해, 대규모 평면파괴(Land Sliding)를 사고 원인으로 제시했다. 특히, 한국정부 조사단은 IEP가 파이핑 현상을 사고원인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세계대댐회의 Guideline인 Bulletin 164에 의해야 하는데, 해당 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SK건설이 공사중인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의 여러 보조 댐 중 하나(새들 D)가 유실되면서 하류지역 마을이 피해를 입는 사태가 발생했다. ⓒ 뉴시스
지난해 7월 SK건설이 공사중인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의 여러 보조 댐 중 하나(새들 D)가 유실되면서 하류지역 마을이 피해를 입는 사태가 발생했다. ⓒ 뉴시스

SK건설 관계자는 "댐 하단부에 지하수가 새서 파이핑 현상이 생겼다면, 물과 토사가 함께 유출되는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라오스 정부가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한국조사단을 비롯한 타기관들을 옵져버로 참관시켰는데, 이번 발표는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자체 의뢰한 IEP조사결과만을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SK건설은 “전문기관들마다 의견이 상이한 상황에서, 향후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라오스 정부의 원인 조사 및 검증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로 진행될 수 있기를 촉구한다”며 “심층적이고 추가적인 검증을 통해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할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당사는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8일 라오스 정부의 NIC(National Investigation Committee)는 IEP는 자체 조사한 라오스댐 사고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IEP는 새들 ‘D’ 기초 지반에 높은 투수성과 침식이 용이한 토사층이 존재했고 해당 토사층에 작은 물길이 형성(파이핑 현상)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와 함께 댐에 가둔 물의 수위 상승으로 기초 지반에 수평형 작은 물길로 유수가 발생하면서 기초 지반에 침식이 발생됐고 토양을 약화시켜 침식과 약화가 일부 진행됨에 따라 새들 ‘D’의 균형이 무너지고 기능을 못하게 됐으며, 원호파괴(Deep Rotational Sliding) 형태로 붕괴하게 됐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