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최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만나 논란이 일고 있는 서훈 국정원장을 겨냥 “정치적 중립의무를 매우 심하게 위반해 당장 물러나야 한다”며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관권선거 의혹 대책위 회의’에 참석해 “국정원 스스로 정치관여, 정치개입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민감한 시기에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자와 만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당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전날 국정원을 항의 방문했으나 서 원장을 만나지 못한 데 대해서도 “만날 시간을 고지했음에도 그 자리를 피해 도망갔다. 국정원장은 도망갈 게 아니라 부적절한 만남에 대해 국민 앞에 떳떳이 밝혀야 한다”며 “정권 지지율이 떨어져 위기가 닥치면 북한 이슈로 여론을 키우는 북풍 정치가 내년 선거에서 또 다시 반복되는 것 아닌가”라고 압박수위를 높였다.

이 뿐 아니라 나 원내대표는 양 원장을 향해서도 “양 원장은 실세 중의 실세”라며 “여당 선거전략을 설계하는 민주연구원장이 마치 지하 선거벙커와 같이 여론을 움직이고 선거를 기획하고 있는 것 아닌지, 정치 퇴보의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총선기획의 책임자란 의심의 눈초리가 매우 따갑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그는 “살생부, 뒷조사, 사찰 이런 단어가 떠오른다”며 “정보권력자와 민주당 최고 공천 실세이자 총선 전략가의 어두운 만남 속에서 우리는 당연히 선거공작의 냄새를 맡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나 원내대표는 정보위원회를 열고 서 원장을 소환하자고 주장하는 바른미래당에서 정보위를 개최하지 못하는 이유로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을 탓한 데 대해선 “정보위는 민주당이 반대해 소집되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도 떳떳하다면 왜 정보위 소집에 응하지 않나. 모두 떳떳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도리어 여당 탓으로 책임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