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지만 지금은 흡족해요”

최근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에서 어눌한 한국말을 내뱉는 영화속 주인공이 진짜 일본 배우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은 이청아.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홀홀단신 한국으로 건너온 준꼬역을 맡은 이청아는 지난 21일 있었던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 제작보고회에서 일어공부와 대사전달을 위한 발음 연습이 이번 촬영에서 가장 어려웠다며 노력의 흔적을 내비쳤다. 앞선 네티즌들의 관심을 떠올려본다면 그의 이러한 노력은 헛되지 않았던 것 같다.

“청아는 연기를 착하게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연기를 할 줄 안다. 연기를 많이 배웠다. 함께 해서 행복했다”

이청아는 2002년 고등학생 시절에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오디션에 합격하며 데뷔했다. 하지만 그가 더 주목을 받게 된 영화는 2004년 <늑대의 유혹>이었다. 사람들은 <늑대의 유혹>에서 강동원과 조한선, 두 꽃미남 배우의 사랑을 한몸에 받게 된 행운의 여주인공을 부러움 어린 시선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늑대의 유혹>은 이청아를 단순한 질투의 대상으로만 남게 하지 않았다. 2005년 이청아는 이 영화로 인해 대종상영화제 여우신인상, 황금촬영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갖춘 스타로 발돋움하게 됐다.

다양한 캐릭터 연기

이청아는 이후에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드라마 <해변으로 가요>에서는 발랄한 이미지를 발산하던 그가 <나도야 간다>에서는 속 깊은 야무진 딸로 변신했다. 어린 나이에도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는지 그는 언제나 제작보고회 등에서 자신의 연기에 대한 얘기로 촬영 소감을 드러냈다. 드라마 <나도야 간다> 제작보고회에서 “연기에 아직 자신이 없어 지난번 신인상을 탔던 것이 부끄러울 정도다”라고 말하며 “(함께 출연하는) 이미숙 선생님이 엄마로 연기하셔서 너무 좋다. 배울 것 투성이다”라며 연기에 대한 욕심을 보였었다.

또 무림소녀 ‘영자’ 역할로 나왔던 <선데이 서울> 제작보고회에서는 “이번 영화에서는 연기에 대해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실패한 느낌이 들어 영화를 홍보하시는 분들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하며 자신의 연기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었다.

이렇게 늘 연기에 대한 자체적인 평가를 내리던 그가 이번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에서는 “흡족하다”는 심경을 나타냈다. 영화에서 재일교포로 나오지만 ‘순수한 일어’보다는 ‘일본인이 하는 한국어’ 대사가 85%나 되는 것에 대한 소화가 어려웠다는 이청아는 잘못 얘기하면 연변말 같기도 하고 단순히 외국인의 혀 꼬부라진 말 같기도 해 후시 녹음을 해야 하는 부분들도 많았다며 캐릭터 적응이 가장 어려웠다고 얘기하면서도 영화가 마무리된 지금 시점에서는 흡족한 편이라며 오랜만에 스스로를 칭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청아의 연기에 대해서는 함께 출연했던 박기웅이나 이영하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기웅은 “청아는 연기를 착하게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연기를 할 줄 안다”고 칭찬하며 “연기를 많이 배웠다. 함께 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 이영하도 “작품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며 박기웅과 더불어 이청아의 연기를 높이 샀다.

시간이 지날수록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늘어가는 이 당찬 배우의 힘은 낙천적 성격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디서 무얼 하든 행복하게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이 배우는 맡은 역할로 인해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늘 즐거웠다고 얘기한다. <선데이 서울>의 ‘영자’ 역할을 연기하며 무술을 배웠던 것도 힘들었다기보다는 “촬영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고 유익했다”며 웃음을 지어보이더니, 이번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의 준꼬역을 위해 일어를 배운 것도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로운 캐릭터 몰두

낙천적인 성격으로 계속되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는 이청아이기에 이번 코믹 연기도 더 기대가 된다. 전편 <동갑내기 과외하기> 스타 배우들에 대한 부담보다는 작품 자체에 대한 부담 때문에 캐릭터에 더 몰두했다는 그의 말 또한 자신감 있게 들렸다. 함께 출연했던 배우 박기웅의 말을 빌자면, “맹하거나 멍하지 않고 계산적인” 이청아의 은근하지만 깊이 있는 연기에 대한 욕심이 무게감 있는 여배우가 적은 현재의 한국 영화 시장에서 오똑하게 자리매김하는 또 한 명의 여배우로 설 수 있게 만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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