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년 앞두고 벌써 전쟁터…여야 충돌 언제까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호프미팅을 진행했지만 총선을 1년 여 앞둔 정치권은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의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강원 산불대책, 청년 정책 관련 당정청 협의, 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매입해 공립으로 전환한 서울 관악구 구암유치원·문재인 케어 점검을 위한 일산병원 방문, 진짜민생대장정 등 민주당 지도부의 현장 최고위 개최, 민생 현안 챙기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이는 내년 총선에 대비해 악화되고 있는 경제상황을 책임지고 민생 현안 점검 노력, 현장방문 등을 통해 민생이슈를 선점해나가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곧장 국회를 나와 현장에서 민생을 살피겠다며 '민생투쟁 대장정'에 나섰다.

황 대표는 부산 출정식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을 돌면서 문재인 정부의 지난 2년간 경제정책 등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장외투쟁 동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정국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국당은 경제 실정론으로 대여투쟁 강도를 높이면서 흩어진 보수층 결집의 효과를 얻었지만 외연 확장에는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때문에 그런 것일까.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다각적인 한국당의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당, 탈원전·동성애 이슈 꺼낸 의도는?

한국당은 탈원전 정책이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에도 치명적 역할을 한다거나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이슈 모두 휘발성이 큰 사안이다. 탈원전 정책의 경우 방사능, 원전시장, 미세먼지 그리고 블랙아웃(대정전) 공포까지 고려할 점들이 겹겹이 있어 찬반 논란이 뜨겁다.

동성애 문제도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사생활 자유 침해라는 찬성 의견과 성적문란·가족가치라는 반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주제다.

그렇기에 한국당이 두 사안을 동시에 언급함으로써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지지층을 넘어 2030대 청년층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지지층을 모으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 / 시사포커스 DB]

◆황교안, “탈원전, 미세먼지에 치명적” VS 민주당, “가짜뉴스”

황 대표가 연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황 대표는 지난 15일 탈원전 정책에 대해 “대안 에너지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확실한 에너지원을 파기하는 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 '민생투어 대장정'의 9일째 일정으로 대전 유성구 국가핵융합연구소를 방문해 “우리는 기름 한 방울도, 가스도 나지 않아 남아 있는 에너지는 원전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집을 옮길 때도 이사 갈 집을 마련하고, 살고 있던 집을 파는 것이 원칙”이라며 “주변 강대국이 우리 원유의 수입선을 차단해버리면 원전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이런 상황을 숙고하지 않는 탈원전 정책은 심각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원전 기술력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황 대표는 “원전 인력과 기술력이 붕괴되고 연구하는 학생도 사라져 간다”며 “핵융합연구소 여러분들이 이룩해 놓은 성과가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황 대표는 지난 17일에는 “탈원전은 민생도 망가뜨리지만 미세먼지에도 치명적”이라며 “미세먼지 요인 중 국내적으로 가장 큰 포지션을 차지하는 것은 탈원전”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만나 “탈원전 정책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바른 정책이 미세먼지 대책으로 잘 만들어지도록 기여해 달라”고 주문했다. 즉 탈원전 정책이 미세먼지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정책 비판에 한국당이 열을 올리자 민주당은 일제히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20일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른, 그렇게 잘못된 사실을 가지고 국민을 호도하는 일 다신 없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탈원전으로 인해 원전 가동률이 낮아지고 석탄 발전이 늘어남으로써 미세먼지 더 생겼다고 했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라며 “원전 이용률은 올 1분기 75.8%까지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보다 4%정도 늘어나고 있고 석탄 발전량은 10% 줄고 있다”고 황 대표의 주장을 논박했다.

전현희 민주당 제5정조위원장은 21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그리고 에너지 전환 정책과 미세먼지 관련 많은 가짜뉴스가 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제5정조위원장은 “황 대표의 주장은 한마디로, 팩트에 부합하지 않는 가짜 뉴스”라며 “먼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서 원전 가동률이 낮아졌다는 주장부터 사실과 다르다”고 재차 반박했다.

그리고 “올해 1분기에는 75.8%에 이를 정도로 원전 이용률이 증가하고, 원전이 문재인 정부 하에서는 지속적으로 가동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2017년 4분기와 2018년 1,2분기의 원전 이용률이 일시적으로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원인은 과거의 부실시공으로 인한 원전의 정비 일수가 증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서 석탄발전소 가동이 늘어났고, 그로 인해서 미세먼지가 더 많이 생겼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2016년 대비 2018년에 석탄발전소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 원인은 황 대표께서 몸 담으셨던 과거 보수 정권에서 허가한 신규 석탄 발전소 11기가 2018년 이후에 가동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전 제5정조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노후석탄 조기 폐지, 본체가동 중단 등의 조치를 통해서 석탄발전 미세먼지 배출량을 지난 3년 동안 25%이상 감축해왔다”며 “원전 보수기간에 전력부족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원전발전소 감소분을 석탄발전이 아닌, LNG발전으로 대체를 해왔다”고 사실과 다른 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민경욱 의원 블로그

◆한국당, 극단적인 혐오정치 조장?

황 대표가 공개적으로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유명한 황 대표는 지난 17일 세종시 한 카페에서 열린 '세종 맘과의 간담회' 행사에서 “개인적으로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정치적 입장에서도 동성애는 우리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보수 정당, 소위 정통 가치를 가지는 정당에서는 동성애 그리고 학생들의 인권조례 등의 부분에 대해 현장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강고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성 소수자들의 '퀴어 축제'에 대해서도 “사진으로 보면서 정말 놀랐다”며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런 축제들이 벌써 십수년째 계속된다”고 했다.

더불어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동성애 혐오 논평을 내놔 문제가 되고 있다.

민 대변인은 지난 20일 “민주당 서울퀴어퍼레이드 참여단이 서울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할 민주당 당원을 모집한다”며 “차라리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퀴어당’으로 커밍아웃하라”고 논평을 했다.

민 대변인은 “동성애 문제는 단순한 찬반 문제를 넘어 법조계, 종교계, 의학계 등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면서 “때문에 국민의 눈치를 보고 표를 의식해야 하는 ‘박쥐’ 정치인은 찬성도 반대도 하지 못하고 늘 애매모호하게 대처해 왔다”고 황 대표를 치켜세우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면서 “반대하는 국민의 환심도 얻고 싶고, 찬성하는 국민의 지지도 얻고 싶다면 차라리 정당이기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라며 “찬성과 반대를 저울질하는 회색분자나 기회주의자는 결국 국가를 망치고 국민을 어지럽힌다”고 정치 쟁점화를 부추겼다.

이에 대해 동성애 이슈를 통해 보수 기독교계 표심을 얻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나온다.

현근택 민주당 부대변인은 21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걸 정치적으로 이슈화 하는 건 저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인권의 문제를 너무 정치화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대변인은 “우리 당 입장은 기본적으로 장애인·소수자·외국인을 전부 포함해 차별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의당도 이날 “한국당 표벌이 위해 혐오정치 조장하나”라고 맹비난 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공당이 공공연히 혐오를 조장하다니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의 논평을 보자면, 그들이 서 있는 곳이 전체주의 사회인지, 민주주의 사회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서울퀴어퍼레이드와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있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논평”이라고 꼬집었다.

최 대변인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스피치를 공당 정치인의 입에서 듣게 되다니 심히 유감이다”며 “유럽 등 다른 나라였다면, 정치인이 이런 반대입장을 공적인 장소에서 밝혔을 경우 처벌감”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혐오와 차별의 정치를 표벌이로 이용하려는 얄팍한 행보에 정의당은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며 “자유와 평등, 존엄의 이름으로 민 대변인의 인권 또한 지켜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까지 1년 여 남았지만 여야가 사실상 총선 체제로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국정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의 치열한 기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