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출발점 ‘호프회동’… ‘입장 차’만 확인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정상화를 위해 맥주 회동을 가졌지만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별 소득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호프집에서 만나 허심탄회하게 각종 현안과 정국 해법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호프타임을 가졌다.

이는 오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취임 인사차 이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맥주 잘 사주는 형님’이 돼달라는 제안에서 나왔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이날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맥주잔을 부딪치며 국회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원내대표는 “쉽지 않은 자리였을 텐데 우리 ‘누님’ 나 원내대표가 흔쾌히 와주셔서 기쁘다”며 “오늘 제가 맥줏값을 내는 날인데 정말 아깝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돋구었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들께서 관심과 기대를 갖고 지켜보는 만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국회 정상화 해법을 찾겠다”며 “결국 민생으로부터 우리 정치는 제자리를 찾고 또 출발해야 하는 만큼 급한 민생과 경제를 위해서 국회가 다시 열릴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도 “이 원내대표가 흔쾌히 (호프타임을) 한다고 해서 저도 흔쾌히 같이 했다”며 “우리 국회 문화가 정말 각박해졌다. 각박함 속에 소통이 부족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안타깝게 국회 파행 사태에 이르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호프'(hof)가 아니라 '호프(hope)가 돼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민생을 만들어갔으면 한다”며 “정치라는 게 국민께 희망을 드려야 한다. 국민이 제일 아파하는 것이 경제인데 해법에 차이가 많지만 그런 것(희망)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화답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렇게 만날 수 있게 돼 새로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으로서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나 한다”며 “국민들이 (호프타임에) 크게 관심을 가지며 의미를 부여 하는 것은 국회가 일을 안 하고 꽉 막힌 것에 대한 답답함이 담겨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3당도 국민들이 갖고 있는 그런 절박한 마음을 같이 느끼고 있다는 생각으로 허심탄회하게 모든 걸 다 풀어놓고 대화를 시작해 좋은 희망의 메시지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조정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세 원내대표는 “희망 '호프'가 되기 위해서!”라는 말로 건배하는 등 당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정답게 덕담을 나눴던 분위기와 달리 막상 시작한 비공개 회의에서는 정국 현안을 놓고 서로의 입장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을 만나 “그동안 경위와 서로의 입장 정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며 “다음에 얘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회동 재추진을 시사했다.

나 원내대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 “특별히 없다”며 “그동안의 과정과 앞으로 국회 정상화에 대해”라고 밝혔다.

이어 “내일이든 모레든 계속 만날 계획인데 이르면 내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추가경정예산 처리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 한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추경에 대해 논의가 있었는가’라고 묻자 “얼핏 이야기를 나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추경을 확대 편성하는 것 자체가 앞으로 경제에 있어서 좋겠는가 등 방법에 있어 차이가 많다”고 이견 차이만 확인하는 자리가 됐음을 전했다.

오 원내대표는 “각 당 입장을 확인하고 국회 정상화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 했다”며 “조만간 빨리 다시 한번 보자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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