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오늘도 정상화 해법 찾기 분주…‘패스트트랙, 5·18 여진’ 이겨낼까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대치 정국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여야 3당 원내대표 간 호프 회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5·18이 여야간 커다란 대치점으로 작용되고 있는 상황이라 정국 정상화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더욱이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여야의 시각차가 크고 또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처리에 대한 사과와 철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 정상화의 길은 여전히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모두 더 이상 국회 파행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기에 국회 정상화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기념사 발언 중 복받치는 마음을 추스리고 있다./ⓒ뉴시스.

◆여야, 앙금 씻어낼 수 있을까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최근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망언과 역사 왜곡을 겨냥한 듯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ㆍ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며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통합의 메시지는 아니었다”, “반쪽짜리 기념식”, “씁쓸하다”며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반쪽짜리 기념식을 본듯하여 씁쓸하다”며 “문 대통령은 '독재자의 후예'를 운운하며, 진상규명위원회 출범 지연의 책임을 국회 탓으로 돌리고 사실상 우리 당을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도 SNS를 통해 “대통령은 온 국민의 대통령”이라며 “5·18 연설에서 이른바 망언을 언급하고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망언이었다고 한 건 아무리 생각해도 반쪽짜리 대통령의 모습이지 통합의 메시지는 아니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바른미래당도 문 대통령의 ‘독재자 후예’ 발언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5·18 관련해서 한국당은 최대한 진상규명에 협조하고, 망언 당사자들에 대해서 실질적인 징계를 서둘러야 한다”며 “구체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종명 의원 같은 경우 의총을 열어서 제명하는 절차를 빨리 진행하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것을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주당과 대통령께서 현행 야당 지도부에게 책임을 물리는 발언을 계속하는 이상 민주당은 순환 논리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물의를 일으킨 사람에 대해서 후임자 또는 실권자가 징계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런 반성하지 못하는 한국당과는 대화 또는 교류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앞으로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한국전쟁, 천안함 폭침, 금강산 관광객 피살 등에 대해서 어떠한 사과나 책임을 지는 행위를 하지 않는 북한과는 대화나 교류를 진행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징계 없이 광주에 가는 보수 인사들에게 진정성이 없어서 거부해야 한다는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신다면 김정은은 어떠한 반성과 인정도 없이 대한민국에 내려오는 것 자체도 불허해야 하고, 그것을 추진하고 기대감을 공개적으로 표시하셨던 대통령께서는 이제 입장을 접으셔야 한다”며 “정부가 일관된 철학을 가지기를 기대하고, 북한보다 야당에게만 표정을 찌푸리는 대통령이 아니라, 꼭 대한민국의 통합을 이루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국당의 망언의원 징계 약속 이행을 요구하면서 문 대통령의 기조에 발맞추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와 한국당에서의 망언의원 징계 절차, 5·18 망언에 대한 역사 왜곡법 처리 과정에 한국당이 조속히 임해주시고 약속 지켜주실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5·18 기념식장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고 방문을 거부·항의하시는 분들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면서 “5·18 영령 앞에 떳떳하게 우리 모두 함께 설 수 있도록 망언의원 징계, 진상규명위원회 구성이 완료해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나서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의 책임을 논하기 전에 우리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심전력을 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민주주의 역사와 정의 지키는 일이기 때문에 결코 포기 안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처럼 여야가 5·18을 두고 공방을 하는 등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여야 간 감정의 골은 패일대로 패인 상태라 국회 정상화 협상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프(hof)미팅’ 국회 정상화 호프(hope) 될까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20일 '호프미팅'을 갖기로 했다.

호프미팅은 오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취임 인사차 이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맥주 잘 사주는 형님’이 돼달라는 제안에서 나왔다.

바른미래당은 민생법안 및 추경 심사를 다루기 위해 빨리 국회를 정상화하자는 여당과, 국회 등원의 전제조건으로 패스트트랙 처리 강행과 철회를 요구하는 한국당의 입장 집중적으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때문에 오 원내대표가 어떤 중재안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현재 여야3당 원내대표 모두 국회 정상화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하고 있어 그 가능성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맥주 호프(hof)가 아니라 희망 호프(hope) 미팅이 돼야 한다”며 “여야 원내지도부가 민생과 경제 활력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지혜를 발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정상화를 위한 생각을 나누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3당 원내대표가 처음 만나는 자리이기에 상견례부터 시작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도 “회동 플레이메이커로서 존재감을 보일 것”이라며 “구체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국회 정상화 방안을 제시하고 조정자로서 조율 할 것”이라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번 회동 결과에 따라 4개월째 파행되고 있는 국회의 개원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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