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의 지지도는 지난 8일 SBS보도에서 정몽준 의원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4.7%포인트 차로 앞선 뒤 10일 MBC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를 4.4%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12일 보도한 여론조사에서도 정 의원은 신당후보로 이 후보와 맞설 경우 39.7%대 33.5%로 6.2%포인트 앞서는 걸로 보도됐는데 이는 노무현 후보가 지난 3월 SBS 보도를 통해 처음으로 이회창 후보를 1.1%포인트 차로 앞선 뒤 방송, 신문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넓힌 것과 유사하다. 노 후보는 2달반 동안 지지도 조사에서 이 후보를 앞서다 6월초 이 후보에게 뒤지기 시작했다. 신당 대선후보 정35%, 노24% 문화일보에서 조사한 ‘신당’이 창당될 경우 신당의 대통령 후보감으로는 무소속의 정몽준 의원이 가장 높게 나와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다음이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 고건 전 서울시장, 박근혜 미래연합 대표 순이었으면, ‘민주당을 해체하고 신당을 창당해서 대통령 후보를 새로 선출한다면 누가 신당의 대통령 후보로 가장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5.6%가 정 의원을 선택했다. 노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24.4%, 고 전 시장이 11.2%, 박 대표가 8.4%를 각각 차지했다. 이인제 민주당 의원은 5.9%, 이한동 전 총리는 1.5%에 그쳤다. 한나라당 지지층을 제외한 나머지 응답자를 대상으로 분석했을 땐 정몽준(35.6%), 노무현(28.0%), 고건(10.5%) 순으로 전체 설문 결과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정 의원은 지역별, 연령별, 직업별로 비교적 고른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만을 따로 떼어냈을 경우엔 노무현(43.0%), 정몽준(25.2%), 이인제(8.7%), 고건(8.6%) 순으로 나타나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노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나라, 민주 노무현 의원 측 ‘정풍’ 주시 한나라당은 최근 무소속 정몽준의원이 SBS를 비롯, MBC, 동아일보 등이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앞지르기 시작했다는 것에 대해 지지도 급등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며 향후 정치권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지난 봄 국민경선 당시 ‘노사모’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노풍’을 만들어낸 것과 너무나 흡사할 정도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측 분석이다. 최근의 여론조사가 정 의원이 제3의 신당 후보로 나서는 경우를 전제로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풍’의 조짐이 뚜렷해지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심각한 문제는 정 의원의 상승세에 비추어 앞으로 이 후보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개연성이 있다는 점인데 이 후보는 ‘아들 병역비리 의혹’이라는 걸림돌이 버티고 서 있고, 김대업씨가 한인옥 여사와 관련된 녹음테이프를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당분간 지지도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편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당내 정보통인 정형근 의원을 비롯하여 상당수 당직자들은 ‘보이지 않는 손’, “여권의 무차별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하다 보니 이 후보의 대쪽 이미지도 함께 훼손돼 정 의원이 반사이득을 얻는 것으로 본다”, “‘정풍’은 전혀 실체가 없는 것이어서 지지도 등락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견제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조만간 `명예와 부를 한꺼번에 쥘 수 없다’는 국민의 견제심리가 작동할 것”이라고 애써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정몽준 의원의 상한가’ 원인 지난 5월 14일 문화일보 여론조사(창-무현-몽준 3자대결시)에서 12.0%의 지지를 받던 정 의원은 월드컵이 끝난 뒤인 7월 5일 문화일보 조사에서 24.1%로 급등, 25.6%의 노 후보를 위협하기 시작했으며, 한달여 뒤인 8월 7일 뉴스위크 한국판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노 후보를 추월하였고, 8월 8일 SBS 여론조사에서는 오차 범위 내에서 이 후보를 앞서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시각은 ‘정몽준 폭등세’의 원인이 월드컵의 성공과 기존 후보들에 대한 염증에서 비롯된 유권자들의 기대심리에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 지지층의 상당수가 8·8 재·보선 이후 정 의원을 선호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특기할만한 것은 노풍(盧風)의 진원지였던 광주·전라 지역에서 정의원이 30.8%의 지지를 얻었다는 것으로 이를 정당지지자 별로 나눠보면 민주당 지지자의 4분의1(24.9%)이 정 의원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8·8 재·보선에서 민주당의 참패로 불안해진 호남 표심이 노 후보(44.8%)에만 매달리지 않고 조금씩 정 의원쪽으로 이동하면서 뭔가 새로운 ‘대안’을 찾아보려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 의원의 잠재력은 다른 곳에서도 나타났다. ‘창-몽준’, ‘창-무현’ 맞대결 때의 지지성향을 각각 비교해 보면 ‘한나라당 지지자’ 가운데 17.1%가 ‘창-몽준 대결’에서 정 의원을 지지한 반면 ‘창-무현 대결’에서 노 후보를 지지한 사람은 6.9%에 불과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의 66.9%가 ‘창-무현 대결’에서 노 후보를, 57.8%가 ‘창-몽준 대결’에서 정 의원을 지지했다. 이는 정 의원이 신당 후보로 나설 경우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표를 대부분 흡수하면서도 한나라당 지지표의 17% 이상을 흡인해올 수 있다는 얘기다. ‘창-무현-몽준’ 3자 대결에서도 정 의원은 ‘한나라당 지지자’ 가운데 14.8%(노 후보의 경우 5.6%)를 끌어오는데 성공했다. 기로에 선 정몽준 의원, 그의 해답은 신당참여·독자출마·차기모색 세 갈래 현재로서 정몽준의원의 대선출마는 기정사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의원을 잘 아는 지인들은 “그는 매우 신중한 사람이다. 다른 정치인 같으면 지지도가 이쯤 되면 벌써 선언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정의원의 선택을 둘러싼 시나리오는 대략 세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 분석이다. 첫째, 신당 참여이다. 정의원이 신당에 입당하여 국민경선에 참여하는 경우로 일단, 노무현 후보와 이한동, 박근혜의원 또는 이들 가운데 일부와 경쟁을 할 확률이 매우 높다. 추대를 요구할 경우 신당내 각자의 이해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게 되어 있다. 민주당은 정의원이 참여하는 신당 경선이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여 승자가 누구든 제2의 국민경선 바람이 전국적으로 일 수 있다고 믿는다. 정의원은 “반(反)이회창 연대 성격의 신당이면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추후 한나라당의 무차별 공격, 즉 정쟁시비에서 비켜가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정의원의 관심은 신당의 후보가 될 수 있느냐다. 그는 신당 내에서 지지 기반이 약하다. 그렇다고 확실한 보장을 요구할 수도 없다. 그래서 노후보 측은 “정의원 입당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둘째, 독자 출마하는 것. 정의원은 8월 12일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한 법률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대 신당 후보, 그리고 정의원의 3파전이 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정당내에서 다수 의원들을 확보해야 당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것이 정치 현실임을 잘 아는 정의원은 기존 정당에 들어가기보다는 독자 출마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 그러나 당선 가능성만 가지고는 솔직히 장담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거대 정당인 한나라당과 신당의 틈바구니에서 제대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또 한나라당과 신당이 집중포화를 퍼부을 경우 재벌이라는 배경을 짊어진 정의원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셋째, 차기 도모 또는 출마 포기를 할 수 있다. 확실치 못한 차기 대선보다는 차차기를 노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몸값을 한껏 올린 뒤 승리가 예상되는 진영에 합류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반대급부는 당권이나 총리직이 거론된다. 일각에서 정의원이 한나라당에 둥지를 틀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 가능성이 출마 포기다. 정의원과 평소 교분이 깊은 한 대학교수는 “선거에서 실패하면 잃을 게 너무 많은 정의원이 뻔히 보이는 만신창이 선거전에 뛰어든 후의 후유증을 깊이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거품 아니다…신당 정체성 분명히 해야. 독자 출마도 고려” 무소속 정몽준 의원은 12일 자신의 대선출마에 대해 “많은 분들이 나를 지지하고 있어 이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했으나, 민주당 신당에서 노무현 후보와 국민경선을 하는 문제에 대해선 “민주당이 국민경선제를 통해 선출한 후보를 놓고 재경선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노 후보가 포함되는 재경선에 일단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정 의원은 이어 “신당은 무엇보다 정체성이 분명해야 하는데, 단순히 반이회창 연대의 성격을 갖는다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출마에 대비해서 나 자신의 마음가짐부터 가다듬고 있으며, 전국적 조직을 할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무소속이나 독자신당 출마를 “여러 가지 선택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정의원은 경계심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견제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9일 정형근 의원이 ‘김정일 위원장과 J의원의 면담 합의설’을 주장할 때도 정의원은 자신들에 대한 공세로 이해하면서도 정면대응을 하기보다는 국민과 직접 접촉하는 데 주력할 생각으로 전해졌으며, 신당에 참여할 경우 재경선 과정에 일어날 수 있는 집중적인 공격을 받는 것이 분명하고 반대로 신당 참여를 거부해도 기존 거대정당의 틈바구니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지만 여하튼 치솟은 지지율로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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