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오렌지라이프·아시아신탁 인수…신한금투에도 대형 투자
우리, 자산운용·신탁사 인수…롯데카드도 넘봤지만 고배
지방금융지주도 비은행 계열사 중요성 인지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국내 은행들의 경쟁이 심화돼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가운데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를 필두로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인수합병(M&A)과 비은행 계열사 투자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노리고 있다.

금융지주들의 이러한 행보는 꽤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 신한금융은 이미 생명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실적을 내고 있으며 우리금융도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양 지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추가로 인수할 비은행 회사들을 알아보고 있으며 이미 보유하고 있는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비은행 인수를 통한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보이며 지방금융지주들도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으로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에만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인수했다. ⓒ시사포커스DB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인수했다. ⓒ시사포커스DB

▲ 신한금융,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위해 올해에만 벌써 회사 두 곳 인수

신한금융은 올해 1월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2일 아시아신탁의 지분 60%의 인수를 완료했다. 아시아신탁 잔여 지분 40%에 대한 취득은 2022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0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이후 지난달 17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아시아신탁의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편입에 대해 승인을 받았다.

신한금융은 아시아신탁의 자회사 편입을 통해 그룹의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그룹의 보유자산, 자금력, 영업채널, 고객기반, 브랜드 인지도 및 신뢰도를 바탕으로 시공사 책임준공보증, 담보신탁 활성화 등 수익기반 강화와 함께 부동산 개발 및 자산 컨설팅 영역의 확대를 통해 맞춤형 부동산 신탁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또 자회사인 신한금융투자에 66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증자는 벤처·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의 혁신성장 노력에 부응하고 모험자본 육성 강조와 업계의 대형화 추세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또한 초대형 IB 진입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추가적인 수익 창출뿐 아니라 레버리지 비율 등 자본규제비율에 대한 재무적 안정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신한금융투자는 자기자본 4조원(2018년말 3조3600억원)을 넘게 돼 초대형 IB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본시장법상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진출도 가능해진다.

 

1등 종합금융그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격적인 비은행 M&A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뉴시스
1등 종합금융그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격적인 비은행 M&A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뉴시스

▲ 우리금융, 자산운용·부동산신탁 직접 인수하겠다는 전략 성실히 진행 중

우리금융은 지난달 중국 안방보험그룹과 협상을 끝내고, 동양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舊 알리안츠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은 2000년에 출범했으며 2018년말 수탁고 기준 각각 13위, 29위의 종합자산운용사로서 차별화된 투자 전략 및 강점을 통해 시장에서 높은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이번 계약은 1등 종합금융그룹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비은행 확충 전략이 계획대로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에 앞서 우리금융은 국제자산신탁 대주주 유재은 회장 측과 국제자산신탁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지난 3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는 실사, 인수가격 및 인수조건 협상,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 본격적인 절차 진행에 앞서 상호 성공적인 거래에 대한 공감대를 하며 우리금융은 곧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과 함께 국제자산신탁에 대한 실사에 착수하게 된다.

또 우리금융은 최근 매물로 나왔던 롯데카드의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신한·삼성카드에 이은 3위까지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롯데카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앤컴퍼니를 선택했다.

 

비은행 부문의 중요성을 인지한 것은 중앙금융지주만이 아니다. ⓒ각 사
비은행 계열사의 중요성을 인지한 것은 중앙금융지주만이 아니다. ⓒ각 사

▲ 지방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가 미래다”

지방금융지주들도 비은행 계열사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DGB금융그룹의 1분기 그룹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3.1% 증가한 1038억원이었다.

불안정한 대내·외 경제 여건 속에서도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전년 말 인수한 하이투자증권을 포함한 비은행 계열사들의 견조한 이익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 총자산 역시 하이투자증권 인수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13.4% 성장한 78조원을 달성했다.

DGB금융의 비은행 자회사인 하이투자증권, DGB생명의 1분기 순이익은 각각 167억원, 98억원이며, DGB캐피탈 역시 전년동기 대비 크게 개선된 83억원을 시현했다.

BNK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771억원을 달성했는데 주력 계열사인 부산은행·경남은행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1131억원, 625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인 BNK캐피탈 154억원, BNK투자증권 70억원, BNK저축은행 57억원 등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BNK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2023년까지 비은행 부문 수익을 3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튼튼한 기초 위에 비은행 계열사 수익 비중 확대 등을 통해 주주가치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직 진출하지 않은 분야에 대한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JB금융은 다른 지방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계열사가 약하기 때문에 무리한 인수합병보다는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는 은행을 위주로 내실경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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