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막말 이제 그쳐야”…한국당 “단순 실수 발언”…바른미래 “사과로 그칠 게 아냐”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이 나왔던 지난 11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4차 대규모 규탄 집회의 모습.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이 나왔던 지난 11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4차 대규모 규탄 집회의 모습. ⓒ자유한국당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여야가 13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에 대해 제각기 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주민 최고위원이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용어를 썼다. 도저히 국민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의 말”이라며 “아무리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해도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것이 있다. 막말은 이제 그쳐야 한다”고 나 원내대표에 촉구했다.

여기에 같은 날 민주당 여성의원들까지 공동성명을 통해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그것도 ‘여성 원내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도 아닌 여성혐오를 조장하는 저급한 비속어를 사용하여 국민들에게 모욕감을 준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논란이 일자 용어의 구체적인 뜻을 모르고 무심코 사용했다고 해명하며 국민과 여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는 무례한 태도”라고 나 원내대표를 성토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들은 “나 원내대표는 과거 홍준표 전 대표에게, 홍 전 대표의 막말이 당 혁신의 걸림돌이자 보수 품격을 떨어뜨리고 국민을 등 돌리게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나 원내대표가 과연 그런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여성과 국민을 모욕한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다시 한 번 강한 유감을 표하며, 국민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하고 원내대표직을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한국당에선 같은 날 이만희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고의적 의도 없이 단순히 실수로 언급된 발언에 대해 기다렸다는 듯 인권유린이니, 성폭력이니 하며 혐오사이트 이미지와 극우 프레임까지 씌우기 위해 사태를 확산시키려는 정치적 공세는 분명히 배척돼야 한다”며 “본질을 흐리고 허위사실까지 유포하는 정쟁용 인신공격을 규탄한다”고 맞섰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대변인은 “논리적 비판이 아닌 야당 원내대표의 단순 말실수에만 매달리는 모습이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정당의 수준”이라며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하고 남 탓, 야당 탓이나 하며 야당 원내대표 헐뜯기에 전념할 시간에 민생을 살리기 위해 정책 기조나 바꾸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같은 당 정유섭 의원까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난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보지만 나 원내대표가 잘못된 표현이라고 사과했으면 된 거 아니냐. 우리보고 도둑놈이니, 토착왜구니, 독재후예니 해놓고 사과라도 한 적 있냐”며 “특히 반대한민국 행위를 한 자기 아버지에게 훈장을 줘놓고 ‘니들 아버지는 뭐했는데’ 하고 고개 쳐든 손혜원 의원은 더욱 더 그러면 안 된다”고 역공을 펼쳤다.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에선 이종철 대변인이 이날 논평을 통해 “정치인이 격조 있는 말로 언어를 순화시키지는 못할망정 막말 경쟁으로 국민의 귀를 더럽히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결국 한국당이 막말 정당의 반석에 오르는 데 화룡점정”이라며 “나 원내대표가 여성혐오 표현까지 의미를 모르고 쓰게 된 상황은 부끄러움과 사과만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고 누군가 국민의 속을 대신 소리쳐 주기를 바라는 염원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제 1야당이 그것에만 매몰돼선 안 된다, 비판에만 급급하고 강성만 쫓다보니 초래된 결과”라며 “경계까지 왔음을 의미하고 전환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집 나간 한국당이 더 거리를 배회할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집권여당 역시 뒷짐 지고 여론전만 펼치고 있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나 원내대표의 실언을 꼬투리로 야당을 공격하는 데만 화력을 집중하기보다 막힌 정국에 우회를 찾는 ‘묘수풀이’에도 역량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편 평화당은 같은 날 김정현 대변인 논평으로 “정치적 반대를 표현한다고 이런 저질 어휘를 구사해서는 안 된다. 그런 말인 줄 몰랐다며 달랑 몇 줄 변명으로 넘어가기에는 너무 모욕적”이라며 “지금이라도 공개 기자회견이라도 열어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정치언어 순화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