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1대1 회담 제안을 청와대에서 끝내 거절한 데 대해 “무조건 여야 대표들이 한꺼번에 모여야 한다는데 대체 무엇이 두려워 저와의 단독 만남을 피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황 대표는 이날 민생투어 대장정 차원에서 방문한 경북 구미보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일대일 영수회담을 해야 한다고 했더니 청와대에서 온갖 핑계를 대면서 거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영수회담을 왜 해야 하는지 회담의 목적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지금 민생 대장정을 다니면서 민생을 직접 살펴보고 있는데 국민 고통이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대통령께서 이런 민심 현장의 고통을 생생하게 듣고 진지하게 대안을 논의하는 것만이 영수회담의 목적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애당초 정책 전환을 염두에 두지 않고 야당 대표들을 들러리 세우겠다는 발상부터 고쳐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제1야당의 대표를 만나 국민의 아픔과 대안을 들어주기 바란다. 우르르 모여서 대통령이 듣기 좋은 얘기나 하고 사진이나 찍는다면 국민들께 그런 회담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특히 싫은 소리를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겠다는 일방통행식 회담으로는 경제, 민생, 안보를 지켜낼 수 없다. 국정을 일방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발상부터 독선이고 오만”이라며 “제발 살려달라는 말씀을 국민들께서 하시는 걸 보면서 제가 정말 충격을 받았고 마음 아프고 찢어지는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 전환을 논의하는 의미 있는 회담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황 대표는 “우리 당만 단독 회담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 다른 당과도 차례차례 단독 회담하면 밀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야당에 대해 그 정도 존중은 해야 국민과 함께 하고 소통하는 정부라 할 수 있지 않겠나”고 재차 청와대를 압박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앞서 고민정 대변인 브리핑에서 ‘한국당의 1대1 회동 제의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란 기자들의 질문에 “5당 대표 회동에 함께 해주길 희망하는 바”라고 답변한 데 이어 ‘5당 대표 회동이 이뤄질 경우 문 대통령과 황 대표의 1대1 회동이 성사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의에도 “가정 하에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다”고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