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0억 지원했으나 기술개발 부진…중국 배터리수입
보조금 229만원에 중국 수입제품 보다 값싸게 판매.
서울시 통해 맥도날드, 도미노피자, 배민 등과 판매 협약

대림오토바이 전기이륜차 '재피(Zappy)' ⓒ 대림오토바이
대림오토바이 전기이륜차 '재피(Zappy)' ⓒ 대림오토바이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대림오토바이가 출시한 전기이륜차 ‘재피’가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정부 보조금를 업고 두배이상 높은 가격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림오토바이는 맥도날드 제주지역에 공급을 시작했고, 정부와 지자체에 힘입어 교촌치킨,도미노피자 등 대형프랜차이즈 및 배달의 민족 등 다수의 배달앱을 운영하는 업체와 공급협약을 맺은 상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출시한 대림의 전기이륜차 ‘재피’는 정부의 보조금을 지급받고 있다. 정부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까지 전기이륜차 5만대 보급 계획을 밝혔고, 구매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서울시 등 지자체는 배달용으로 이륜차를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과 대림과의 업무협약을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대림오토바이 ‘제피’의 전기배터리가 중국업체에서 수입한 제품이라는 점이다. 대림은 중국 종쉔(宗申)의 전기차 브랜드 CINECO T3의 배터리를 재피(Zappy)에 탑재해 판매하고 있다. 출력은 재피가 3600W로 중국산(1500W)에 비해 높지만, 배터리 용량은 2160Wh로 동일하다.

대림은 지난 2010년 LG이노텍, 성균관대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우체국 이륜차를 전기이륜차로 전환하는 사업을 맡았다. 당시 3년간 약 80억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았지만 컨소시엄은 자체 제작품을 생산해내지 못하고 중국업체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대림은 중국산 제품에 배터리 등의 사후처리와 관련해 자사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와 신뢰성, 홍보·마케팅 비용을 더해 판매하고 있는 셈이다.

한 이륜차 업계 관계자는 “재피라는 모델은 중국회사에서 만들어 파는 전기 오토바이를 대림에서 가져다 파는 것”이라며 “가격은 160만원인데 우리나라에서 390만원에 팔고 있다. 환경부에서 200만원을 지원받고 소비자는 190만원에 이를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오토바이가 대형 프랜차이즈와 배달대행 전문업체를 대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대림오토바이
대림오토바이가 대형 프랜차이즈와 배달대행 전문업체를 대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대림오토바이

최근들어 대림은 정부의 전기이륜차 보급 정책을 업고 재피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대림오토바이는 정부 미세저감 정책지원을 얻어 지난달 27일에는 맥도날드, 도미노피자, 배달의 민족, 바로고, 부릉 등 다양한 배달대행 전문업체를 대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미 제주를 시작으로 재피를 배달용 이륜차로 사용하고 있는 맥도날드는 2021년까지 친환경 전기 이륜차로 100% 교체할 계획이다.

한편 대림오토바이는 지난달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SDI와 공유서비스용 배터리 개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전기이륜차용 배터리 개발과 국내 배터리 공유사업을 추진하기로 협의했다. 대림오토바이는 삼성SDI와 배터리를 개발하고 모든 전기이륜차에 호환될 수 있도록 시장 표준 제품으로 정부 관계부처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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