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장외투쟁’ 본격화에 민주당, 발 빠른 ‘민생 행보’…‘대비 효과’
민주당, 총선 앞두고 민생 포인트 쌓기…지지층 결집 효과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3일 현장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한국당은 여야 4당이 선거제도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반대하며 장외투쟁 나섰다. 전날 청와대 앞 최고위원회의와 서울역, 대전역, 동대구역에서 국민보고대회를 했고 이날은 광주역에 들러 패스트트랙 지정 부당함을 알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 / 시사포커스DB]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광주 송정역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행사에서 “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잘못된 입법부 장악 시도를 막아야 한다”며 “지금 자유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공수처를 만들겠단 것은 우리 시민들과 상관 없고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을 치우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런 정권은 우리가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처럼 대여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높여 지지층을 결집,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전날 대구에서 지지자들에게 환대를 받은 것과는 달리 광주에서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해당 행사에 광주진보연대, 광주대학생진보연합 등 시민단체가 황 대표와 한국당을 향해 ‘한국당은 해체하라’, ‘황교안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더욱이 황 대표가 연설을 마치고 역사로 들어가려 하자 시민단체가 막아서 20여분 꼼짝을 못했고 물세례를 받는 등 봉변을 당했다.

◆민주당, 패스트트랙 이후 발빠른 민생행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조정식 정책위의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산불피해 종합복구계획 당정협의가 열렸다. 사진 / 오훈 기자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조정식 정책위의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산불피해 종합복구계획 당정협의가 열렸다. 사진 / 오훈 기자

이와는 반대되게 민주당은 민생행보와 현안 챙기기에 적극 나서면서 ‘한국당이 민생을 외면하고 장외투쟁을 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부각시키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최근 강원 산불대책, 청년 정책 관련 당정청 협의를 개최했다.

민주당은 이날 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매입해 공립으로 전환한 서울 관악구 구암유치원을 방문, 국공립 비율 증대와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처리를 약속했다.

정치권을 뒤흔든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여야 모두 깊은 후유증을 남겼기 때문에 민주당의 이같은 발 빠른 민생 행보는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이는 싸늘한 민심을 달래고 민생 정당 이미지를 부각해 지지층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내년 총선에 대비해 민생 현안 점검 노력, 현장방문 등을 통해 민생이슈를 선점해나가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구암유치원 강당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서 “부지를 구하기 어렵고, 공사비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립으로 운영을 많이 해 왔는데 점차 사립을 매입해서 국공립으로 전환하고, 신규로 공급도 해서 전체적으로 국공립 비율을 많이 높여 나가도록 방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당에서도 그런 방향으로 당정이 협의를 해 가면서 운영을 하고 있는데, 오늘 현장에서 선생님들, 지역 주민들 의견을 많이 들어보려고 왔다”고 밝혔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교육부가 2021년까지 매입형 유치원을 30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당 차원에서도 이런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하겠다”며 “국공립 유치원을 대폭 확충하고, 이에 맞춰 유치원 교사를 추가로 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핵심 국정과제인 국공립 유치원 40% 확대도 조기 달성할 계획”이라며 “매입형 유치원과 부모협동형 유치원, 위탁운영 유치원 등도 확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한 “국민과의 약속인 유치원3법도 조속히 처리하겠다”며 “그동안 해당 상임위인 교육위를 통해 법안심사를 추진했으나 한국당의 반대로 아직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지만 여야4당이 적극 협의해서 상임위 의결 기간부터 단축하고 빠른 시일 내에 유치원3법을 통과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한국당의 복귀와 함께 추경 심사와 민생입법 처리를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한국당은 더 이상의 어깃장 정치, 가출 정치를 중단하고 조속히 국회로 돌아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한국당의 막무가내식 어깃장정치, 밖으로만 나도는 가출정치가 꼴사납다”며 “삭발로 국민이 얻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한국당의 삭발식은 ‘민생 거부 선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맹비난 했다.

이 대변인은 “국민은 자유한국당에 가출정치와 업무거부를 허락하지 않았다”며 “한국당 해산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이 170만 명을 돌파한 것은 이에 대한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이상의 불필요한 정쟁은 중단하고 이제라도 민생과 경제를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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