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이 회장 회사 APD에 브랜드수수료 제공한 계열사 13억 과징금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 뉴시스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이 장남 명의로 역량이 없는 회사를 차리고 그룹 계열사의 브랜드 수수료를 받는 등 부당한 사업기회를 제공한 혐의로 회장으로 복귀한지 4개월 만에 검찰에 고발됐다.

이 회장은 복귀전인 2016년 9월 운전기사 ‘갑질’로 검찰에 고발된 바 있고, 지난해 대림그룹에서 연봉 100억6800만원을 챙기며 재계를 놀라게 했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해욱 회장 55%, 19살 아들 이동훈 씨가 45% 지분으로 2010년 세운 개인사업체인 APD(에이플러스디)가 그룹 계열사로부터 부당한 수수료를 받았다는 혐의로 관련업체들에게 1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회장과 대림산업,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 APD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앞서 이 회장은 개인회사인 APD에 대림산업의 호텔 브랜드 상표권을 넘기고 자회사 관광업체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챙겨왔다.

대림산업은 2013년 호텔사업에 진출했고, 2014년 여의도 사옥을 여의도 글래드호텔로 재건축했다. 2015년 말 대림산업 100% 자회사인 오라관광은 APD와 브랜드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이듬해에는 제주 메종 글래드 호텔과 글래드 라이브 강남호텔도 계약에 합류했다.

공정위는 APD가 호텔 브랜드만 있을 뿐 운영경험도 없고 브랜드관련 서비스를 할 역량도 없는 업체로 사실상 계열사로부터 ‘통행료’를 뜯은 오너일가의 사익편취의 방편이라고 판단했다.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오라관광은 31억원의 브랜드 수수료를 APD에 제공했다. 오라관광은 매출액의 1%~1.5%를 지급하고, 마케팅 분담금 명목으로 추가로 1%~1.4%를 지급해야 했다. ADP는 2026년까지 10년간 약 253억원의 브랜드 수수료를 챙길 예정이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해 운전기사를 상대로 한 갑질 논란으로 부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올해 1월 대림산업 회장으로 복귀했고, 실질적 경영은 3개월도 채 못됐음에도 100억원이 넘는 보수를 챙겨 재계 4위의 고액연봉 수령자 명단에 올랐다. 이 회장은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고 이재준 회장의 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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