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자리 지킨 신한금융과 다음 기회 엿보는 KB금융
‘어닝 서프라이즈’ 우리금융과 꼴찌 탈출 노리는 하나금융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성적표가 모두 발표됐다. 신한금융이 ‘리딩 금융그룹’의 자리를 지킨 가운데 새로 지주사로 출범한 우리금융이 하나금융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KB금융은 순익이 전년동기보다 줄어들었지만 2위를 유지했다.

 

▲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성 두 마리 토끼 잡은 신한금융

사진ⓒ시사포커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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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는 25일 실적발표를 통해 그룹의 2019년 1분기 순이익이 9184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8575억원) 대비 7.1% 증가한 실적으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견고한 이익 개선세를 보여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우량 자산 선점 전략을 통해 5분기 연속 대출 자산이 성장했고 수익성에 기반한 대출 운용과 유동성 핵심예금 증대를 통해 안정적인 마진관리가 지속됐다. 그 결과 그룹의 이자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약 920억원 증가한 1.91조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1분기 은행의 원화대출은 2.6% 성장했으며 가계대출은 2.2%, 기업대출은 3.0%(중소기업 3.1%) 증가했다. 특히 비외감 중소기업 대출자산이 4.5% 증가하며 전체 자산 성장세를 견인했다.

비은행 부문의 손익기여도는 36%로 확대됐으며 오렌지라이프 편입으로 더욱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또한 금투·카드·캐피탈·생명 등 주요 비은행 그룹사들도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한편 3월말 기준 은행 대손비용률은 15bp로 과거 5개년 평균 24bp 대비 7bp, 전년동기 대비 1bp 개선됐으며 고정이해신 비율 역시 10bp 낮아진 47bp를 기록함으로써 자산의 질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또한 금융권 최고 수준인 132%의 NPL커버리지 비율을 기록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 연구원은 26일 “신한지주가 업종 대장주 지위를 되찾았다”며 “업계 선도 은행임에도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소외돼왔으나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 적극적인 비은행 확대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에 대한 우려가 짙어질수록 신한지주의 뛰어난 리스크 관리 능력이 주목받을 공산이 크다”며 “양호한 주가 흐름이 대변하듯 현 시점에서 가장 편안하게 매수할 수 있는 은행주”라고 평가하며 적정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5만6000원으로 상향조정하고 투자의견도 매수로 상향했다.

 

▲ KB금융, 금융감독원 종합검사 앞둔 가운데 비은행 M&A 시동

사진ⓒ시사포커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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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의 2019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8457억원으로 은행 명동사옥 매각 관련 일회성 이익이 있었던 전년동기 대비 12.7%(1225억원) 감소했으나 작년 명동사옥 매각익(세후 약 830억원)과 이번 분기 일회성 요인인 은행 희망퇴직 관련 비용(세후 약 350억원)을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는 작년과 유사한 실적이다.

그룹 부문별로 보면 1분기 순이자이익은 2조2521억원으로 은행의 견조한 여신성장과 손해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이자이익 기여가 확대된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5.1%(1083억원) 증가. 전분기 대비로는 영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613억원 감소했다.

1분기 그룹과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1.98%, 1.71%를 기록해 조달비용 부담 지속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 재자격측정과 운용자산 수익률 제고 노력에 힘입어 공히 전분기 대비 1bp 개선됐다.

1분기 순수수료이익은 전분기 대비 11.1% 증가했는데, 이는 카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 반등으로 ELS 상품의 조기상환과 신규판매가 확대됨에 따라 신탁이익이 증가하고 IB부문의 실적이 개선된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단, 주식시장 호황으로 신탁상품 판매와 주식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던 전년동기 대비로는 12.5% 감소했다.

KB금융의 2019년 3월말 기준 총자산은 490조7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2.3% 증가했고, 관리자산(AUM)을 포함한 그룹 총자산은 744조8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8% 증가했다. 또한 3월말 기준 그룹의 NPL 비율은 0.60%로 전년말 대비 0.01%p 개선됐고, 그룹 NPL 커버리지 비율은 138.2%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룹 BIS 자기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은 당기순이익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말 대비 상승하며 국내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력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3월 선제적 자본관리의 일환으로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는데 향후 BIS 자기자본비율과 자본구조 유연성이 한층 제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25일 “KB금융은 은행부문보다는 비은행 M&A를 통해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며 “향후 경기 및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비해 가계 및 부동산 임대업 여신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지점 및 인력 축소를 통해 비용 효율화 제고에 역점을 둘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금감원 종합검사 이후 한계 고객에 대한 구조조정 등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위험 관리 강화 및 수익성 중심의 경영전략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 같은 전략은 단기적으로 이익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매우 긍정적인 조치”라고 분석했다.

 

▲ 우리금융, 지주사 출범 후 첫 실적은 ‘기대 이상’

사진ⓒ시사포커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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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은 지주출범 후 첫 실적발표를 통해 2019년 1분기 당기순이익 5686억원을 시현했다고 25일 밝혔다.

우리금융의 이번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또한 지주사 회계처리방식 변경으로 인한 지배지분 순이익 감소분 약 380억원 포함하면 6000억원을 초과한 것으로 분기 경상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이루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우량자산 위주 성장 및 저비용성예금 증대로 이룬 수익성 개선 등 업그레이드 된 영업력과 이미 업계 최고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건전성 부문이 추가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자이익은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성장과 저비용성 예금 확보노력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중소기업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고 핵심 저비용성예금도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수수료 위주의 성장을 통해 전분기 대비 10.2% 증가했다. 그간 중점 추진해 온 자산관리부문은 어려운 영업여건에도 불구 전분기 대비 20% 성장했고 외환 및 파생부문도 CIB 강화전략 추진의 결과 전분기 대비 크게 증가하는 등 수수료이익 부문이 올 한해 비이자이익의 실적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업계 최고수준을 달성한 자산건전성(은행기준) 관리부문은 전년말 수준보다 더욱 개선돼 고정이해신(NPL) 비율은 0.47%를 기록했고 연체율도 0.33%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건전성 중심의 여신문화가 완전히 정착되면서 우량자산 비율은 기업대출 증가에도 전분기 대비 0.7%p 증가한 85.1%를 달성했고 NPL 커버리지비율은 전분기 수준인 118.9%를 시현해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확보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우리금융의 그룹 대손율이 0.09%에 불과해 충당금전입액이 평분기 대비 약 600억~700억원 적게 나와 이번 순이익이 컨센서스를 크게 상화할 수 있었다”며 “특별한 건전성 악화 이벤트가 없는 가운데 작년 4분기 약 1300억원의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을 한 것이 이번 분기에 충당금의 급격한 감소로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부터 충당금전입액이 경상 수준으로 복귀한다고 해도 올해 연간 대손율은 0.20% 내외를 기록해 안정적인 자산건전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향후 배당과 M&A 확대를 위해 지주 자본비율 계산에 있어서의 내부등급법 승인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하나금융, 호적수 등장한 이상 더 분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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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은 올해 1분기에 5560억원의 연결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63.0%(2148억원) 증가한 수치이다.

임금피크 퇴직비용 1260억원, 원화 약세에 따른 비화폐성 환산손실 382억원 등의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1126억원) 감소했으나, 일회성 비용을 제거할 경우 실질적인 당기순이익은 약 6750억원으로 전년 동기(6686억원) 수준을 상회했다.

시장금리 하락,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어려운 시장여건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 중심의 양호한 대출자산 성장과 전년 동기 대비 67.6%(214억원) 증가한 인수자문수수료 등에 따른 안정적인 이익 기반 확보로 1분기 이자이익(1조4266억원)과 수수료이익(5449억원)을 합한 그룹의 핵심이익(1조9715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6%(501억원) 증가해 견조한 영업력을 유지했다.

1분기말 자본적정성 및 자산건전성은 안정적인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룹의 BIS비율 추정치는 전년말 대비 16bp 하락한 14.77%를 기록했고, 보통주자본비율은 전년말 대비 3bp 개선된 12.89%를 기록해 양호한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전년말 대비 3bp 상승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14bp 하락한 0.62%를 기록해 지속적인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

주요 경영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전년말 대비 38bp 하락한 8.49%, 총자산이익률(ROA)은 전년말 대비 2bp 하락한 0.59%이다. 그룹 연체율은 0.42%로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다. 그룹의 순이자마진(NIM)은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5bp 감소한 1.80%이다.

1분기말 기준 신탁자산 110조4000억원을 포함한 그룹의 총자산은 503조9000억원이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2일 “하나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컨센서스와 유사한 규모로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실적”이라며 “경상적인 핵심이익(안정적 대출성장, 회계기준 변경에 의한 NIM 하락)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으며 임금피크 조기퇴직 등 일회성 판관비 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나금융지주의 연간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2016년 46.2%, 2017년 53.1%, 2018년 9.6%를 기록하며 높은 이익성장을 구가했다”면서도 “올해는 대내외적 불확실성과 대손비용 축소 속도 둔화, NIM 추가 개선의 한계 등으로 이익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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