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패스트트랙 흔든 오신환 변수…‘사보임 공방’ 최후 승자는?
[기획] 패스트트랙 흔든 오신환 변수…‘사보임 공방’ 최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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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오신환 사보임’ 강행 굳혀…한국당, 文 의장에 ‘사보임 거부’ 압박 나서
패스트트랙 처리 여부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오른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시사포커스DB
패스트트랙 처리 여부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오른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캐스팅보트’였던 바른미래당에서도 여야 4당 잠정 합의안이 우여곡절 끝에 추인되면서 속도가 붙는 듯했던 선거법·공수처 패스트트랙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의 반대로 인해 무산 위기를 맞았다.

23일 의원총회에서 단 1표 때문에 분루를 삼켰던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사개특위에 소속된 2명의 바른미래당 위원 중 바른정당 출신인 오 의원의 반대표 행사를 통해 반격에 나선 모양새인데, 앞서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철야농성 등으로 항의해오던 자유한국당까지 이 기회를 전환점으로 삼고자 적극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정국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 吳 “반대표 던질 것” 폭탄선언에 손학규 “사보임 해달란 뜻” 맞불

비록 당론화하지는 못했지만 당의 최종 입장 형태로 의총 추인이란 패스트트랙의 1차 관문은 간신히 넘었던 바른미래당에서 2차 관문인 상임위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또다시 판을 뒤집을만한 변수가 나왔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오신환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이다.

선거법 개혁안을 논의하는 상임위인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는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한국당 소속 위원이 6명이고, 여야 4당은 12명인데다 이 중 바른미래당 위원들인 김동철·김성식 의원은 구 국민의당 출신으로 패스트트랙 찬성 입장이어서 별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논의하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는 반대표를 던지는 한국당 의원이 7명인데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과 민주평화당 의원 1명이 전부 찬성표를 던지더라도 바른미래당 의원 2명 중 단 한 명만 반대하면 패스트트랙 지정은 사실상 무산될 수 있다.

문제는 이들 두 의원이 그간 민주당이 주장하는 기소권이 포함된 공수처 설치안엔 반대 의사를 내비쳤던 데다 두 의원 중 한 명인 오신환 의원은 바른정당 출신이다 보니 이들이 1표차로 밀렸던 23일 의총 이후 사개특위에서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는데, 결국 24일 새벽 페이스북에 오 의원이 “누더기 공수처법안을 위해 당의 분열에 눈감으며 제 소신을 저버리고 싶지는 않다”며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밝히자 당장 정국이 한바탕 들끓었다.

“12대 11이란 표결 결과가 말해주듯 합의안 추인 의견은 온전한 당의 입장이라기보다 절반의 입장”이라며 “국회 관행까지 무시하고 밀어붙여야 할 만큼 현재의 반쪽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가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라고 오 의원이 밝혔던 만큼 우선 여야 4당 간 잠정 합의안 내용 자체보다도 ‘다수결’을 내세워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반발을 묵살한 채 강행 처리했던 당내 의사결정 행태에 불만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5일까지 패스트트랙 지정을 완료하겠다던 계획이 오 의원 때문에 좌초 위기로 몰리자 당 지도부는 사보임 가능성을 내비치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는데, 손학규 대표는 24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직후 “오 의원이 ‘나는 반대표 던질 테니 사보임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김관영 원내대표 역시 “오 의원을 만나 진의를 다시 확인할 것”이라면서도 “추인 결과에 따라 집행해야 하는 책임도 원내대표에게 있다”고 강조했을 뿐 아니라 사보임 불가 전제로 표결했다는 일부 의원들의 지적엔 “그쪽의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러자 오 의원도 즉각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김 원내대표는 사보임을 안 하겠다고 약속했다. 제 글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강행한다면 그것은 당내 독재”라며 “사개특위의 사보임에 응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는 공문을 국회의장실과 의사과에 접수했다. 저는 단연코 사보임을 거부한다”고 단호히 맞받아쳤는데 결국 김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사개특위 위원을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겠다면서 오 의원에 대한 사임계를 국회에 의사과에 제출하겠다는 의지를 굳혔다. 

◆ 불붙은 사보임 공방 속 지원 나선 한국당, 文 의장과 격돌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오전 자유한국당의 국회의장실 항의방문 과정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을 성추행했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오전 자유한국당의 국회의장실 항의방문 과정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을 성추행했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이처럼 바른미래당 내에서 다시금 패스트트랙 추진 여부를 뒤집을 만한 여지가 생기자 그간 고립된 채 투쟁하던 한국당에서도 오 의원에 대한 사보임을 강행하지 못하도록 김관영 원내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사보임 승인 권한을 가진 문희상 국회의장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먼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4일 비상의원총회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꼬집어 “김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이 끝까지 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원내대표 회동에서 본인이 더불어민주당에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해야 할 말과 안 해야 할 말, 도의가 있는데 너무하다. 저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원내대표는 이번엔 사보임 승인 권한을 가진 문희상 국회의장실로 같은 당 의원 90여명과 함께 항의차 찾아가 “오신환 의원의 생각이 다르다고 함부로 위원을 교체하겠다는 사보임은 정도가 아니다. (사보임을) 허가한다면 결국 연동형 비례제와 공수처를 함부로 패스트트랙 길로 가게 해 대한민국 헌법을 무너뜨리는 데 의장이 장본인이 되는 것”이라며 오 의원 사보임을 승인하지 말라고 압박했는데, 문 의장은 “지금까지 어떤 경우에도 한국당이 원하는 사보임에 내가 반대한 적 없다”고 응수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의 항의는 이어졌다.

특히 이들은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에 상정시키지 않겠다고 한 마디만 해달라”고 한 데 이어 “여기서 검토하고 대답을 바로 달라”고 거듭 문 의장을 종용했는데, 이 같은 양측 간 설전이 약 30분 정도 이어지면서 문 의장을 향해 “사퇴하라”는 발언까지 나오는 등 점점 감정이 격해지자 문 의장은 아예 의장실을 나가려고 했고 일부 한국당 의원들이 막아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진 끝에 나 원내대표가 ‘그냥 보내드리라’고 했으나 문 의장은 결국 저혈당 쇼크 증세로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 후송됐다.

그러나 한국당에선 문 의장이 회피하는 과정에서 자당의 임이자 의원 복부에 손을 접촉했을 뿐 아니라 두 손으로 임 의원의 얼굴을 두 차례나 감싸고 어루만졌다면서 성추행이라 주장했고, 임 의원도 “부적절한 신체접촉으로 여성으로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서 문 의장에게 입장 표명해줄 것을 촉구했는데, 이에 그치지 않고 이날 문 의장의 신체접촉이 성희롱 등에 해당하는지 법률 검토를 한 뒤 당 차원에서 고소·고발할 방침이라고 역설했다.

◆ 바른정당 출신 반발 본격화, 긴급의총 요구에다 지도부 퇴진도 촉구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바른미래당 하태경, 유의동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법을 들고 오신환 사법개혁특별위원의 사보임 불가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바른미래당 하태경, 유의동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법을 들고 오신환 사법개혁특별위원의 사보임 불가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렇듯 제1야당까지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의원들에 대한 사실상의 지원사격까지 나선 가운데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도 끝까지 사보임을 강행하려는 지도부에 반발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사보임과 관련된 국회법 제48조 6항의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 회기 중 개선될 수 없다. 다만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부분을 들어 “현재 오 의원은 본인을 교체해달라는 의사가 전혀 없고 이번 임시회는 5월7일까지라 회기 중엔 교체시킬 수 없다”고 당 지도부에 일침을 가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하 최고위원은 사보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사항을 지켜달라면서 “오 의원을 교체하려는 음모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과 당원들에게 깊이 사과하라. 꼼수와 탈법이 아닌 정정당당하게 의총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는데, 본인을 포함한 바른미래당 의원 10명의 서명을 받은 의총 소집 요구서를 제출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엔 유의동 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 사태특위 오 위원을 사임시키려는 행위 중단 촉구’ 기자회견까지 진행했다.

심지어 구 바른정당 출신인 지상욱 의원과 이태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까지 발표했는데, 이 자리에서 지 의원은 “당론 결정과정을 기피하고 중지도 모으지 못하면서 일방적으로 여당 입맛에 맞추려는 그 저의가 무엇인지 당원과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을 뿐 아니라 브리핑 직후엔 “손 대표의 퇴진을 위한 탄핵 절차에 돌입하고 김 원내대표의 불신임을 위한 의총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지 의원은 김 원내대표의 오 의원 사보임 강행과 관련해서도 “오 의원의 사보임 추진이라니 공인의 공식약속을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해도 되는가. 거짓을 밥 먹듯 해 같이 일했던 동료로서 심한 비애감을 느낀다”며 “조건을 걸고 표결을 강행처리한 만큼 사보임을 강행하면 조건이 깨지는 것이라 패스트트랙 추인한 것도 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반발에도 아랑곳 않은 채 끝내 김 원내대표가 오 의원에 대한 사보임을 강행하면서 향후 분당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데, 아직 하태경 의원이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탈당 아니다”라거나 정병국 의원도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쪼개져서도 안 되고 극복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선을 긋고 있지만 이혜훈 의원의 경우 같은 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새 집 짓는 재건축 아니면 답 없는 상황”이라고 밝혀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도 일부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바른미래당의 운명을 좌우하는 ‘뜨거운 감자’로까지 급부상한 가운데 일단 이날 별 이견이 없는 정개특위에선 패스트트랙 지정 합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김 원내대표도 대표발의자로 이름을 올리며 절대 무산시키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굳혔는데, 문제의 사개특위에 대해서도 그는 이날 “사모임으로 당이 깨지는 거 아닌가 우려하는데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과연 그 호언대로 분당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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