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민주주의 역사 부정세력 준동”…한국당 “민주란 이름으로 법치 훼손”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거행된 제59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이낙연(왼쪽 두번째) 국무총리와 각 정당 대표(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거행된 제59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이낙연(왼쪽 두번째) 국무총리와 각 정당 대표(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여야가 4·19혁명 59주년인 19일에도 서로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으며 상호 신경전을 이어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날 오전 홍영표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4.19 정신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만든 기틀이 되었다. 그 정신이 부마항쟁과 5.18민주화운동, 6.10항쟁, 그리고 촛불혁명으로 이어져 위대한 민주주의 역사를 만들었다”면서도 “그런데 최근 민주주의의 역사를 부정하는 세력이 준동하고 있다. 그것도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해야 할 국회 안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다”고 자유한국당에 일침을 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홍 원내대표는 “반민특위 활동을 왜곡하고 군사 독재와 쿠데타 정권에 맞섰던 5.18의 역사를 날조하는 상상도 못할 망언이 제1야당의 입에서 쏟아져 나왔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앞장서서 수호해야 할 공당에서 이 같은 반민주적인 행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데 대해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정하는 세력이 국회에 발붙이게 해선 안 된다. 한국당은 헌법의 가치와 민주주의 질서를 준수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반면 한국당에선 같은 날 전희경 대변인 논평을 통해 “오늘은 4. 19혁명 59주년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는 각성된 시민의식과 용기, 그리고 희생으로 지켜져 왔는데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성찰과 용기를 다시금 필요로 하고 있다”며 “민주라는 이름으로 법치가 훼손되고, 일부 세력들이 국민이 부여하지도 않은 권력을 휘두르며 사회 전반을 호령하고 있다”고 사실상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 대변인은 “이를 타파하고 무너지는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지켜내야 하는 책임이 지금 우리에게 있다”며 “우리 국민은 법 위에 군림하며, 자유, 민주, 정의를 훼손하려는 어떤 세력과도 타협하지 않고 맞섰다. 한국당은 4.19 혁명의 숭고한 의미를 다시 한 번 깊이 새기며 대한민국의 정의와 법치를 바로 세우고, 흔들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진력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런 가운데 같은 날 민주평화당에선 박주현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4.19 혁명은 이승만 독재정권의 불의에 항거한 시민혁명이지만 우리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대한민국 헌법 제1조의 국민주권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산화하신 4.19혁명정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며 “승자독식의 정치를 극복하기 위한 민심그대로 선거제도와 분권형 개헌은 번번이 기득권과 당리당략이라는 장애물에 막히고 있고, 사회적 불평등과 경제적 양극화로 인해 민주주의의 토대가 흔들리고, 국민의 삶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거대 양당 모두를 비판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민생·평화·민주·개혁·평등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탄생한 평화당은 4.19 영령들 앞에 다짐한다. 이 땅에 4.19정신을 구현하고 공존과 합의의 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한 선거제 개혁과 정치개혁을 위해 신발 끈을 조여 맬 것”이라며 “제 정당은 4.19정신에 부끄럽지 않게 국민주권을 위한 정치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헬조선을 만든 기득권적폐와 승자독식의 양극화경제, 망국의 지역격차를 해결하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의당 역시 이날 4·19 59주년 관련해 메시지를 내놨는데 이정미 대표는 “광장의 촛불로 최후의 민주주의를 수호해낸 시민들의 열망은 4·19혁명 그날, 모든 이들의 염원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날의 광장에서 오늘의 광장으로, 그날의 시민에서 오늘의 시민으로 이어지는 항쟁은 역사를 왜곡하는 세력과 집단에 의해 뒤틀리고 있다”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급기야 이 대표는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은 구금과 체포를 무릅쓰며 아래로부터 끌어올려진 민주주의임에도, 역설적으로 ‘민의의 전당’ 국회 안에서 제1야당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 망언으로 민주 열사를 모욕하고 극단적 정쟁과 분열의 정치로 민생정치를 실종시켰다”며 “정의당은 선열들이 피와 땀으로 지켜낸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고 한국 정치 지형을 바꾸는 제1야당 교체와 선거제도 개혁으로 국민의 얼굴을 닮은 민주주의, 내 삶을 바꾸는 정치를 만드는 데 매진하겠다”고 노골적으로 한국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이 같은 상호 신경전 속에서도 여야 5당 대표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이날 오전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4·19혁명 59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4·19혁명의 의미와 정신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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