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영입 경쟁 ‘후끈’
리스크 커진 롯데손보는 상대적으로 저조
롯데, 금융계열사 털고 자산가치 부각 노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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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하나금융지주와 한화그룹이 롯데카드에 관심을 표명한 반면 롯데손해보험은 아직 이렇다 할 후보자가 없는 가운데 실제 입찰이 시작될 경우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 금융계열사의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 1월 예비입찰을 거쳐 지난 2월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 중 적격인수 후보를 선정했다.

롯데카드 숏리스트에는 한화그룹, 하나금융지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4곳이 이름을 올렸으며 롯데손보 숏리스트에는 MBK파트너스, JKL파트너스, 한앤컴퍼니, 푸본그룹 등 5곳이 선정됐다. 당초 IMM프라이빗에쿼티도 롯데카드 숏리스트 안에 들었지만 예비입찰 직후 중도 포기의사를 밝혔다.

 

▲ 인기 많은 롯데카드, 예상가 뛰어넘을 수도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이 유통계열사의 물량을 보장하는 등의 조건을 내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 현지법인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 등의 높은 성장 가능성도 군침을 흘릴만한 조건이다. 또한 다른 금융사들에 비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 편이다.

롯데카드 이용자 대부분이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을 이용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이라는 점과 그동안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온라인·모바일 시장으로의 사업확장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롯데카드는 당초 하나금융지주와 한화그룹의 2파전이 될 것처럼 보였다.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하나카드의 점유율을 확장한다는 차원에서 롯데카드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업계 2위까지 넘볼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은 8.25%로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19%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또 하나금융지주와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롯데홈쇼핑 등 롯데그룹이 원하는 시너지 효과도 크다.

한화그룹은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보험업에 편중된 금융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난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즉시 추진키로 결정하면서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약 2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고 롯데카드 인수에도 약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쓰이는 만큼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롯데카드 모두에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이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 관심 덜한 롯데손보…‘큰손’ MBK파트너스 품으로?

롯데손해보험은 인수 후 큰 금액의 유상증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낮다. 그나마 퇴직연금 사업자 중 삼성화재에 이은 업계 2위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지만 지난해 금감원이 퇴직연금에 대한 리스크 측정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요구자본이 증가했다. 요구자본이란 보험회사에 내재된 리스크량을 측정해 산출된 필요 자기 자본으로 인수자들의 부담을 높이는 요소가 된다.

당초 BNK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것과 동시에 기존 은행권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롯데손보의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롯데손보에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MBK파트너스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보험)을 인수해 경영하며 가치를 크게 상승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MBK파트너스는 과거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한 후 경쟁력을 키워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했다.

푸본현대생명을 운영하고 있는 푸본그룹도 롯데손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국내에서 퇴직연금 사업을 주력 분야로 삼고 있어 롯데손보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매각 희망 가격으로 1조5000억원, 롯데손해보험은 5000억원 이상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중 알짜 매물로 손꼽히던 롯데캐피탈은 그룹 측이 매각을 추진하다 일단 보류된 상태다.

사진ⓒ롯데지주
사진ⓒ롯데지주

▲ 롯데, 금융계열사 매각 효과는?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매각에 대해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은 처분을 진행 중이며, 롯데캐피탈은 유예기간 연장 또는 호텔롯데로 지분 이전이 예상된다”며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처분, 롯데캐피탈 지분 이전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비상장 계열사들의 순차적 상장 등을 통해 자산가치 부각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완성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 시기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롯데지주의 지주사로 호텔롯데가 ‘옥상옥’ 구조를 취하고 있어 지배구조가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롯데그룹 지배구조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와 롯데지주의 통합이 필요하다”며 “그 전제조건은 호텔롯데의 상장”이라고 말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1월말 손보·카드·캐피탈 등 금융계열사의 매각을 공식화했다. 롯데는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했으며 지주사 체제를 완전히 갖추기 위해서는 지주사 설립 2년 이내에 롯데손해보험·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들을 정리해야한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정을 감안하면 올해 10월까지 금융계열사를 팔아야 한다.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을 93.78%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또 매각대상에는 롯데지주가 소유한 롯데캐피탈 지분 25.64%, 롯데건설이 보유한 롯데캐피탈 지분 11.81%, 롯데역사가 들고 있는 롯데손해보험 지분 7.10%, 롯데렌탈이 보유한 롯데오토리스 지분 100%가 있다.

매각 발표 당시 롯데는 “201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고 지배구조 개편 및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며 “특히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대규모 계열사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진행하며 지배구조 개선작업 재개의 신호탄을 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을 롯데지주 자회사로 편입했고 계열사들 간의 지분거래를 통해 순환출자 문제와 행위제한요건을 해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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