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행심위, 서울시 행정규칙에 따른 업체 벌점은 잘못

서울시청 전경 / ⓒ서울특별시청
서울시청 전경 / ⓒ서울특별시청

[시사포커스 / 이선기 기자] 법률에 근거 없는 행정규칙에 따른 벌점은 위법하다는 결정이 나왔다.

17일 국민권익위 소속 중앙행심위는 서울시가 ‘세부평가기준’에 근거해 교통신호기공사 감리업체 A업체에게 부과한 2점의 부실벌점 처분은 잘못이라고 판단해 해당 처분을 취소했다.

앞서 서울시는 교통약자 보호를 위한 교통안전시설 공사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며 교통신호기 하단에 매립돼 있는 기초 콘크리트의 규격이 표준도면의 규격보다 다소 미달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공사를 감리한 A업체에게 2점의 부실벌점을 부과했다.

이에 벌점을 받고 A업체는 향후 2년간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전기공사에 입찰할 경우 감점을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부실벌점을 감경해 달라고 중앙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청구를 제기했다.

이에 중앙행심위는 ‘세부평가기준’의 상위 법률인 ‘전력기술관리법’에는 전력시설물 공사 감리용역 과정에서 부실사항이 발견될 때 행정청이 부실벌점을 부과할 수 있는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특히 해당 법령은 지방자치단체 등이 발주하는 일정 금액 이상의 전력시설물의 공사 등에 대해 감리업자를 선정하도록 하는 규정만 있다. 

더불어 중앙행심위는 “부실벌점 부과는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침익적 행정행위’에 해당하므로 명시적인 법률의 근거가 필요하다”고 봤다. 때문에 “법률의 근거 없이 행정규칙에 마련된 부실벌점 규정은 효력이 없으므로 서울시가 A업체에게 한 부실벌점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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