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주주총회 하루 앞두고 전격 사퇴
조양호 회장 재선임 불발 작용한 듯
비상경영체제 전환 및 외부인사 영입계획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 ⓒ시사포커스DB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수장 자리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재연임 불발의 파장이 작용했고, 경영상 누적된 문제들로 재임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2018년 감사보고서 관련 금융시장 혼란을 초래한 것에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 및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모두 내려놨다고 밝혔다.

박 회장의 퇴임은 주주총회 하루 전에 이뤄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기내식 업체 교체 과정에서 계열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하라는 압력을 넣은 혐의를 받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전날 조양호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땅콩 회향 사건 등 총수일가의 일탈로 인해 재선임에 실패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도 지난 22일 금호산업 사내이사 선임의 건에 반대 의견을 내고 박 회장의 경영자로서의 사내이사 선임이 부적절하다고 밝했다. 

금호산업은 4대강 사업 입찰담합으로 주주대표소송 청구를 받고 있고, 공익법인과 학교법인의 재산을 오용했다는 배임 의혹이 있다. 또 금호홀딩스에 자금을 대여해 주었는데. 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가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이날 회사 측은 박 회장이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감사보고서 건으로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달 22일 제출기한을 넘겨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서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26일 재감사에서 감사의견 ‘적장’을 받았지만 영업실적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사측은 박 회장이 물러나기 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진정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대주주와 어떤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아시아나항공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며, “당분간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를 운영하고 외부인사를 영입해 경영공백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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