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 문제는 공통…박양우 향해선 “그래도 제일 7대 기준 저촉 옅어” 청신호

의원들의 질의에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박양우 문체부 장관 후보자(좌)와 문성혁 해수부 장관 후보자(우)의 모습. ⓒ뉴시스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에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박양우 문체부 장관 후보자(좌)와 문성혁 해수부 장관 후보자(우)의 모습.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반대해 끝내 불발된 가운데 26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먼저 국회 문광위에서 조훈현 한국당 의원은 박 후보자의 두 딸이 연봉과 근무기간을 고려했을 때 수억 원의 예금을 모으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사실상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은 게 아니냐면서 “후보자가 안 됐으면 안 냈을 것 아니냐”고 지적했는데,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증여세 문제는 이번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알게 됐다. 증여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번에 납부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는 “정말 죄송하다. 나름대로 주의하면서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것을 알게 됐다”며 “한편으론 안일하게 살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는데, 앞서 박 후보자는 둘째 딸과 셋째 딸이 각각 1억 8000만원과 2억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해 소득이라기보다 증여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 뿐 아니라 박 후보자는 자녀교육 등을 이유로 4차례 이상의 위장전입을 했다는 점을 지적한 염동열 한국당 의원의 질타에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실 거주를 하지 않았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는데, 다만 염 의원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임명되는 장관 후보 7명 중에선 그대로 박 후보가 제일 (고위 공직자 배제) 7대 기준에 저촉되는 부분이 옅다”고 상대적으로 일부 높이 평가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같은 시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도 문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게 마찬가지로 위장전입 등 각종 의혹을 문제 삼으며 야권의 비판이 쏟아졌는데, 김태흠 한국당 의원이 “현 정부는 위장전입이 12명인데 낙마가 한 명도 없다. 그런 것을 믿고 밀어붙였는지 우려스럽고 걱정스럽다”고 지적하자 문 후보자는 “딸 아이의 전학과 관련해 위장전입한 사실에 대해선 제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같은 당 이양수 의원의 경우 문 후보자 장남의 한국선급 특혜채용 의혹을 꼬집어 “한국선급 직원채용규정은 서류전형과 1차·2차면접을 해서 2차면접 성적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을 하는데 (장남) 채용 당시 적용한 규칙은 서류, 필기, 면접, 임원면접을 다 합산해서 최종합격자를 결정했다”고 지적했으며 유효기간(2년)이 지난 토익성적표를 제출한 점이나 자기소개서도 1000자 이내인데, 평균 363자만 쓰고도 만점 받았다고도 비판했다.

또 이만희 한국당 의원은 스웨덴 세계해사대학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문 후보자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건강보험료 납부액은 35만원이 채 안 되면서 아들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포함돼 있었다는 점을 들어 “후보자는 연봉 1억3000만원 정도를 받으면서 스웨덴에 거주하는데 아들에게 피부양자로 올라가 있는 게 적법한가”라고 질책했는데, 이에 문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살뜰히 챙기지 못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과거 SNS상 막말 수준의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김연철 통일부장관 역시 이날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다른 장관 후보자들처럼 줄곧 자세를 낮춘 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 이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보고서가 채택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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