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윤리자문위 ‘정상화 조건’까지 내걸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된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망언 의원 3인방에 대한 징계 처리가 안갯속으로 들어가는 모양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의 자유한국당 추천 자문위원 3명이 전원 사퇴한 가운데

한국당은 23일 ▲무소속 손혜원·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징계 심사 우선적 논의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장훈열 자문위원장 사퇴 ▲자유한국당 추천 인사 윤리심사자문위원장 임명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처럼 한국당이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운영 정상화 조건으로 민주당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내걸면서 징계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5·18 망언' 논란을 빚은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가 ‘또’ 연기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한국당이 ‘꼼수’를 부린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은 민주당이 권력형 비리 의혹 등의 손혜원 의원, 재판개입 의혹의 서영교 의원 지키기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징계 사유 발생과 징계 요구 시점에서 보더라도 당연히 서영교, 손혜원 의원 징계 심사 논의가 우선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타당한 근거 없이 ‘5.18 발언’ 3인 의원 징계를 우선해야 한다고 억지 고집을 부리며, 손혜원·서영교 의원 지키기에 혈안”이라며 “특히 무소속 손 의원을 갖은 무리수를 써가며 지키는 이유는, 손 의원이 영부인과 50년 절친이라는 점 말고는 달리 찾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민주당에게 영부인의 50년 절친인 손 의원이 무서운 것인지, 영부인이 무서운 것인지 알 도리가 없다”며 “민주당은 손·서 의원 지키기 꼼수를 중단하고,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운영 정상화에 적극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한 민주당이 추천한 장훈열 변호사가 5·18 유공자로 ‘제척 사유’에 해당된다면서 공정성을 문제 삼고 있다.

이 원내대변인은 “장 변호사는 5.18 유공자”라며 “장 변호사가 ‘5.18 발언’ 의원들에 대한 징계 건 심사를 자문하는 것은 공정성을 기대할 수 없어 당연히 제척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한국당은 자문위원회의 위원장은 이제까지 관례에 따라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이 추천한 인사들 중 연장자가 해왔는데 민주당이 윤리자문위원장 자리를 지키기 위해 급하게 나이가 많은 자문위원으로 새로 위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당초 한국당이 추천한 자문위원인 홍성걸 교수가 연장자로 위원장으로 내정됐지만 민주당에서 뒤늦게 추천한 자문위원인 장훈열 변호사가 나이가 더 많아 위원장직이 바뀌게 됐다.

이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이달 초 기존 윤리심사자문위원들 보다 나이가 많은 장 변호사를 윤리심사자문위원으로 임명한 것”이라며 “장 변호사가 아니면 한국당 추천 인사가 최연장자로 윤리심사위원장이 될 차례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꼼수로 임명된 장 변호사를 사퇴시키고, 예정대로 한국당 추천 인사가 윤리심사자문위원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장 변호사 전임 자문위원인 최성용 변호사가 지난달 민주당 당직(중앙당윤리심판원 부심판원장)을 맡게 되면서 사퇴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윤리특위 민주당 간사인 권미혁 의원은 22일 “우리 당은 기존 자문위원 중 한 분이 중앙당 윤리심판원 부원장으로 임명돼 사퇴 의사를 밝히는 바람에 새 인물을 추천하는 정상적인 과정을 밟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가 자문위원장을 맡을 상황이었다는 주장과 관련해 “5·18 망언을 비롯해 징계안이 제소되기 전 ‘자격심사 관련 회의’ 가 열렸던 2월 21일 회의에 연장자로서 임시 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 민주당 추천 몫의 자문위원이 선임되기 전”이라고 해명했다.

권 의원은 “홍 교수를 포함해 위원 모두가 ‘자문위원이 모두 선임되면 거기에서 위원장을 뽑기로’ 동의한 바 있다”며 “따라서 3월18일 회의에서 위원장을 뽑게 됐고 위원장 후보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홍 교수가 ‘자문위원장을 안 시켜 주면 사퇴하겠다’고 표명한 후 결국 회의장을 나갔다”고 전했다.

권 의원은 “다른 한국당 위원 2인도 회의장을 떠났고 결국 남은 5인이 의논해 장 변호사를 (위원장직으로) 뽑을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장 변호사가 5·18 유공자라 부적절 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국회법 및 윤리특별위원회 운영 등에 관한 규칙에서는 자문위원의 자격과 관련해 5·18 유공자는 자문위원이 될 수 없다는 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우리 당은 이 분이 5·18 유공자인지에 대해 확인한 바 없고 실제로 5·18 유공자 정보는 비공개여서 알 수도 없다”며 “자문위가 단순히 5·18 문제만 다루는 것이 아니며, 18개 안건 중 5·18 건은 세 건에 불과하다”면서 제척 이유가 되지 않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자문위원들이 판단한다면 그에 대해서만 자문의견을 내지 않으면 될 것”이라며 “윤리심사자문위원 3인의 사퇴는 의사를 표시한 것일 뿐 3월22일 12시 현재 국회 윤리특위에 정식으로 접수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날 열리는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에 반드시 참석해 온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징계안들에 대해 심사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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