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 문제를 보험사만의 문제로 여겨선 안돼”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보험개발원에서 열린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보험약관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보험개발원에서 열린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보험약관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약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금융소비자원이 보험약관을 변경할 때 7가지를 고려해달라고 20일 주문했다. 보험약관이 어려워 소비자는 물론 보험설계사조차 약관 내용을 숙지하지 못해 피해를 보는 악순환을 없애자는 취지다.

금소원은 최근 발생한 자살보험금, 암보험 요양병원 입원치료비, 즉시연금 사건 등이 어렵고 불명확하게 만든 보험약관으로부터 발생됐다고 주장하며 소비자 배려 없이 관행적으로 만든 약관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금소원은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을 토대로 금융당국이 보험약관을 변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7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전문가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할 것 ▲보험약관보다 보험상품의 단순화를 우선 추진할 것 ▲애매모호한 용어나 과장된 문구 등을 없앨 것 ▲‘보험금 부 지급 사례’ 등을 추가할 것 ▲어려운 한자용어를 한글세대에 맞춰 쉽게 고치고 전문용어·의학용어처럼 사용이 불가피할 경우 해설을 추가할 것 ▲소비자가 실제 가입한 약관만 제공할 것 ▲약관의 중요내용을 기재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부본을 교부할 것

오세헌 금소원 국장은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은 어렵고 복잡한 약관이 아닌 알기 쉬운 약관”이라며 “금융당국은 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기존 방식대로 관행적으로 구성해온 TF가 아닌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해 운영하려는 자세부터 보여야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보험개발원에서 열린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보험약관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서 소비자단체, 소비자, 보험업계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논의했다.

최 위원장은 “보험회사 사장을 지낸 저도 제 보험계약 약관을 끝까지 읽어보지 못했다”며 “분량이 많고 내용이 어렵고 모호해 일반소비자가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보험협회, 보험개발원, 소비자단체와 함께 보험약관 제도개선 태스크포스(FTF)를 운영하고, 일반소비자가 쉽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약관을 개선하기로 했다. 보험상품 협의기구,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에 일반소비자 참여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어려운 보험약관 사례를 보험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등록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