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44.9%·민주당 36.6%…북미대화 ‘결렬’ 후폭풍 쎄다
靑, “이젠 남북 대화할 차례”…4차 남북정상회담 열리나

평양남북정상회담 3일째인 9월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지난해 9월20일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45%선 밑으로 내려갔다. 경제상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김태우 사태’와 여당 의원의 ‘공항갑질’ 등 각종 악재가 겹친 지난해 12월 넷째 주에 기록했던 취임 이후 최저치인 45.9%보다 더 떨어진 수치다.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함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36.6%를 기록했다.

◆文 대통령 지지율 하락…역대 최저 44.9%

ⓒ리얼미터.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를 받아 지난 11∼15일 전국의 유권자 2517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1.4%p 하락한 44.9%로 집계됐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전주 대비 2.9%p 상승한 49.7%(매우 잘못함 33.1%, 잘못하는 편 16.6%)를 기록했다. 주간 집계로는 취임 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오차범위(±2.0%p) 밖인 4.8%p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모름/무응답’은 1.5%p 감소한 5.4%다.

이러한 하락세에 대해 리얼미터는 “미세먼지 등 민생과 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 복구 정황, 북한의 비핵화 협상 중단 가능성 발표 등 한반도 평화에 대한 부정적 소식으로 비핵화에 대한 불신감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버닝썬 사태 관련 “경찰 유착 의혹이 확산되는 등 부정적인 요인”을 지목했다.

일간으로는 지난 8일에 44.7%(부정평가 47.3%)로 마감한 후, 지난 11일에도 44.5%(부정평가 48.3%)로 약세가 이어졌다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 중 ‘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 논란으로 민주당과 한국당이 대립했던 지난 12일에는 44.8%(부정평가 50.3%)로 소폭 올랐다. 이후 미세먼지 대책 관련 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와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 연장 소식 보도가 있었던 지난 13일에도 46.0%(부정평가 49.5%)로 회복세를 보였다.

이후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 발표 소식, ‘버닝썬 사태’ 관련 경찰유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 보도, 검경수사권 조정 논란 보도가 있었던 지난 14일에는 44.5%(부정평가 50.2%)로 내렸다가 북한의 ‘비핵화 협상 중단 고려’ 발표 소식이 있었던 지난 15일에는 44.7%(부정평가 49.3%)로 횡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 계층별로는 서울과 대구·경북(TK), 호남, 40대와 50대, 60대 이상, 가정주부와 노동직, 무직, 사무직, 한국당 지지층, 보수층, 진보층에서 하락한 반면,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PK), 학생과 자영업,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지지층, 중도층에서는 상승했다.

◆반전 카드 ‘남북대화’

문재인 대통령.ⓒ뉴시스

이러한 지지율 추락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검경수사권조정이라는 권력기관 개혁 등 주요 국정과제 추진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행보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청와대는 지난 17일 “이제는 남북이 대화할 차례”라고 말해 지난해처럼 북미대화를 견인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우리에게 넘겨진 ‘바통’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남북정상 간 대화를 통해 남북 대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 매체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네 번째 정상회담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취소 이후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 때처럼 판문점에서 직접 소통하는 방안을 통해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특히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5일 평양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기 때문에 중재자가 아닌 플레이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중재를 받지 않겠다는 뜻보다는 북한 특유의 우리 정부에게 보내는 ‘서운하다’는 메시지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이후에도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사업 재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과의 엇박자 논란으로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더욱이 외교부 당국자는 “중재가 아닌 촉진 노력을 한다는 게 보다 정확한 표현”이라고 속도조절을 하는 발언에 대해 북한이 내심 서운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남북 정상 간 만남 혹은 문 대통령이 대북특사를 통해 북한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설득을 통해 미국의 입장을 전달해 북미 간 대화를 촉진하는 노력을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與 지지율 간신히 30% 중반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에서도 민주당이 1주일 전 3월 1주차 주간집계 대비 0.6%p 내린 36.6%로 3주 연속 하락, 작년 12월 4주차(36.8%) 이후 11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호남과 서울, 40대와 20대, 가정주부와 사무직, 노동직, 보수층에서는 하락한 반면,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PK), 50대, 학생과 자영업에서는 상승했다.

반면 한국당은 31.7%(▲1.3%p)로 4주 연속 상승,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2016년 10월 2주차(31.5%)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주간집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당의 상승은 ▲새 지도부에 대한 보수층, 중도층 일부의 기대감 상승과 이에 따른 지지층 결집의 구심력 증가,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에 의한 반사이익, ▲보수층 결집으로 이어진 나경원 원내대표의 ‘문 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 논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당은 지난주와 비슷한 6.9%(▼0.1%p)로 횡보를 보였고, 바른미래당은 5.9%(▼0.3%p)로 2주 연속 하락하며 5%대로 떨어졌다. 민주평화당은 1주일 전과 동률인 2.1%를 기록했다. 이어 기타 정당이 0.1%p 오른 1.7%, 무당층(없음·잘모름)은 0.4%p 감소한 15.1%로 집계됐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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