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사자명예훼손 사건 재판에 출석하는 데 대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3당은 저마다 온도차 있는 반응을 내놨다.

먼저 한국당에선 민경욱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국당은 이번 재판이 가진 국민적 관심과 역사적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재판 결과를 차분히 지켜보며 지난 역사 앞에 겸손한 당, 후대에 당당한 당이 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민 대변인은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돼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세간의 미진한 의혹들이 역사와 국민 앞에 말끔히 해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른미래당에선 손학규 대표가 이날 “대통령을 지낸 분이 말을 함부로 해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하고 아직도 5·18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 광주까지 간 마당에 광주시민과 광주혁명 앞에 제대로 된 사과를 했으면 한다”고 한층 수위 높은 입장을 표했으며 같은 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기자들에게 “전 전 대통령이 그간 한 발언에 대해서 법원에서의 정상적 재판 절차를 통해 사법부의 엄정한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뿐 아니라 같은 날 평화당에선 5·18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의 장정숙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전씨가 이번에 5·18 당사자인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광주 법정에 출두하는 모습을 보는 국민 마음은 참담하다”며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점은 이제 확인된 사실이고 조비오 신부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오늘 이 문제에 대한 시비를 가리겠다는 생각을 접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장 대변인은 “전씨는 5·18 역사에 대해 입을 다물고 국민이 허락한 남은 삶을 속죄하며 보내는 것이 마땅하다. 5·18에 대한 망언, 망동이 여전한 현실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길 바란다”며 “오늘 광주 법정은 이 문제를 있을 수 없는 헌법정신의 유린이란 관점에서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엄정히 다루어 주길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평화당은 이날 문정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전두환에 대한 단죄를 법적 절차로 끝낼 수 있으리라 믿는 국민은 없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전두환의 입이 아니라 5·18에 대한 반인륜적 왜곡의 종식”이라며 “5·18에 대한 왜곡은 반인륜범죄고 반인륜범죄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이종명, 김순례, 김진태와 같은 전두환 좀비들에 대한 단죄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라고 ‘5·18 폄훼’ 3인방에 대한 징계 처리에 지지부진한 한국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군의 헬기 기총소사가 있었다던 조비오 신부의 목격증언에 대해 2017년 4월 자신의 회고록에서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며 조 신부를 비난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는데, 광주에선 공정한 재판을 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재판 관할을 서울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못했고, 건강을 이유로 2차례 광주 공판에 불출석했다가 구인장까지 발부되자 11일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39년 만에 광주로 내려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