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수료율 협의 없을 경우 오는 10일부터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카드와 계약 해지‥비씨카드는 14일부터
카드업계 “원가 공개하라는 현대차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어”

사진 / 시사포커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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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현대자동차가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한 주요 카드사들에 대해 계약해지를 예고한 가운데 기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와 소비자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8일 자동차업계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0일부터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카드와 계약을 해지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카드사들이 명확한 근거 제시 없이 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약관 17조에 따르면 가맹점은 카드사가 일방적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상했을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또 현대차는 지난 7일 비씨카드에도 가맹점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 비씨카드는 수수료율 인상을 미루고 현대차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5개 카드사보다 늦게 통보를 받은 만큼 비씨카드는 오는 14일부터 계약을 해지한다.

현대차는 제안을 수용한 NH농협·현대·씨티카드와는 기존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적정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업계와 카드사 노조도 각자의 편에 목소리를 더하고 있어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대차는 현행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수수료율 협의를 계속해 인상된 수수료율의 적용을 유예와 함께 공정한 수수료율을 협상을 통해 이를 소급적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계약해지까지 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카드사들에게 수수료율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렇다 할 답변이 없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최근 몇 년 동안 판매부진 등으로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있어 정부와 함께 경영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5%로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이후 최저 실적이며 금융 등을 제외한 자동차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4%에 불과하다. 또 한국GM은 지난해 군산공장을 폐쇄해 판매가 급감하는 등 4년간 총 3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고 쌍용차도 2017년 이후 지속적인 적자에 르노삼성의 판매실적도 전년대비 30% 이상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현대차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은 각각 현대차에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지난 1월말 금융위원회가 대형가맹점에 대한 마케팅비용을 현실화하라고 지도해 현대차 등 대형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 인상을 결정, 통보했다.

현대차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카드사들은 소비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 현대차와의 계약이 해지될 경우 뚜렷한 대안이 없어 소비자들의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적격비용을 산정하면 카드사는 따라야 한다”며 “이를 어기면 여전법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가 카드 수수료 원가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공기업이 아닌 이상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고 단언하며 “현대차가 신차의 원가를 공개한 적 있느냐”고 반문했다.

사무금융노조 두성학 여수신업종본부장은 “실제로 (현대차와) 계약을 해지할 경우 카드사가 뚜렷한 대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차도 그것(계약해지)에 대해 자유롭지는 못한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소비자가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로 구매하고 있는데 내수판매가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와 계약을 해지하면 현대차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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