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수료율 협의 없을 경우 오는 10일부터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카드와 계약 해지
카드업계 “원가 공개하라는 현대차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어”

사진 / 시사포커스DB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5개 주요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하며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현대자동차가 요구하고 있는 ‘원가 공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며 맞대응하고 있다.

4일 현대차는 카드사들이 명확한 근거 제시 없이 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며 오는 10일부터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와의 계약을 해지할 것을 결정했다.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약관 17조에 따르면 가맹점은 카드사가 일방적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상했을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현대차는 현행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수수료율 협의를 계속해 인상된 수수료율의 적용을 유예와 함께 공정한 수수료율을 협상을 통해 이를 소급적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계약해지까지 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카드사들에게 수수료율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렇다 할 답변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현대차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은 각각 현대차에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지난 1월말 금융위원회가 대형가맹점에 대한 마케팅비용을 현실화하라고 지도해 현대차 등 대형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 인상을 결정, 통보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적격비용을 산정하면 카드사는 따라야 한다”며 “이를 어기면 여전법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가 카드 수수료 원가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공기업이 아닌 이상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고 단언하며 “현대차가 신차의 원가를 공개한 적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말한) 10일까지 원칙에 의거해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 카드사들의 기본입장일 것”이라며 “무엇보다 고객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합의점을 도출해내겠다”고 밝혔다.

카드사들은 지난달 통신사, 대형마트, 자동차업체 등 대형가맹점에 카드 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으며 현재 통신사나 백화점 등과는 대부분 수수료율 인상에 대한 얘기가 마무리되고 있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동차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며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하고 있고, 다른 자동차 기업들은 자동차업계와 카드업계의 대리전이라 할 수 있는 현대차와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가 계약해지를 예고한 10일까지 일주일동안 현대차와 5개 카드사의 협상에 관련업계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제안을 수용한 BC·NH농협·현대·씨티카드와는 기존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적정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