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대형가맹점, 예상됐던 진통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카드사들이 오는 3월부터 대형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인상하기로 하자 현대자동차가 수수료 인상 적용시기를 늦춰달라고 통보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모든 카드사에 수수료 인상분 적용 시기를 최소 한 달 늦춰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만약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최근 통신사, 대형마트 등 일부 대형가맹점에 카드 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지난달 31일부터 우대수수료 혜택 대상이 ‘연 매출 5억원 이하’ 가맹점에서 ‘연 매출 30억원 이하’인 가맹점으로 확대되는 등 수수료 체계가 개편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대형가맹점의 경우 각 사가 각 카드사와 수수료율을 협상해 최종 수수료를 결정하게 된다. 현재 통신사, 대형마트 등의 수수료율은 1.8%~1.9% 수준으로 카드사들은 이번 개편으로 2.1%~2.3% 수준까지 인상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연매출 500억원 이상 카드 가맹점은 전국 2만3000곳에 달한다.
현재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의3 등에 따르면 대형가맹점은 거래상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카드사에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율을 정할 것을 요구하거나 관련 거래를 이유로 부단하게 보상금 등을 요구하거나 받을 수 없게 돼있다. 이를 위반하는 대형가맹점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연매출 500억원이 훌쩍 넘는 대형가맹점에게 1000만원의 벌금이 큰 위험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극히 낮다. 또한 이번 현대차의 통보처럼 아예 가맹점 계약을 해지할 경우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어 허울뿐인 법령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카드사들은 오는 3월 1일부터 인상할 것을 원하고 있지만 대형 가맹점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적용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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