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개정 관련 의원총회 열려던 한국당 갑자기 대검찰청 항의방문 ‘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운데)가 26일 자유한국당의 검찰총장실 점거를 비판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 박고은 기자]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자유한국당의 검찰총장실을 점거하고 있는 것에 대해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분노했다.

앞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 여상규 국회 법사위원장과 정갑윤·김도읍·권성동·곽상도·김정재·강효상·윤한홍·이만희·정종섭·주광덕·민경욱·최교일·김규환·김현아·전희경·정태옥·이은재 등 한국당 의원 20명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와 관련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항의 방문했다.

한국당은 이날 문무일 검찰총장과의 면담을 못하자 검찰총장실을 점거, 현장에서 의원총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한국당이 기상천외한 행태도 보이고 있다. 공당이자 제1야당이 검찰의 수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검찰총장실을 점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는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검찰이 한국당 요구대로 해야 한다는 겁박 행위”라고 맹비난 했다.

이어 “검찰 수사를 문제 삼는 한국당 주장도 어불성설”이라며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담당 검사를 통제하려고 했다는 실체도 없는 풍문을 듣고 했다는데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오히려 수사를 맡고 있는 동부지검은 실시간으로 수사 진행 상황을 언론에 흘리는 등 노골적인 언론 플레이를 해왔다”며 “피의사실 공표행위는 엄연한 불법행위임에도 우리 당은 수사에 외압을 주려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그동안 검찰의 피의 사실 공표 행위를 인내하며 지켜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경부 문건을 블랙리스트라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라며 “국정철학을 실행하기 위해 부처 장관이 산하기관 인사와 업무 등 경영 전반에 대해 포괄적 관리 감독권을 행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더구나 공공 기관장에 대한 임명과 면직은 대통령의 당연한 권한”이라며 “법률에 따라 진행한 산하기관 관리 감독은 합법적인 권한 행사지 결코 블랙리스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블랙리스트는 한국당 상상 속에 있다”며 “아니면 자신들의 경험 때문에 그렇게 단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당은 즉각 검찰총장실 무단 점거를 중단하길 바란다. 한국당이 있어야 할 곳은 검찰총장실이 아니라 국회다”라며 “두 달 가까이 국회 정상화에 발목 잡고 있는 것부터 반성해라”라고 주문했다.

김종민 의원은 “항상 한국당은 상상 이상을 보여주는데 왜 이렇게 무리하는지 모르겠다”며 “최근에 국민 지지율이 10%대에서 20%대로 올라가니깐 마음대로 해도 되는지 아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회를 마비시키는데 이어 물리적으로 국정을 방해하는 한국당의 탈선 행위를 국민들께서 바로 잡아줬으면 발목 잡고 있는 한국당의 국정농단과 탈선을 국민들이 바로잡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이날 대검찰청 항의를 한 것에 대한 배경에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이날 검찰청까지 직접 가는 건 다른 정치적 배경 있는거라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정치적 배경이 무엇인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대해 “민족사적으로 중요하고 한반도 미래를 결정하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적으로 검찰총장실에 난입해서 무단 점거하는 것은 저는 참 이해하기 어렵다”며 “단정적으로 북미정상회담 배경에서 하는 것인지 여야 4당이 선거법과 개협입법을 논의 시작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런 식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당은 이날 2시30분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법 개정과 관련해 의원들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당에 이번 행위에 대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법적인 문제든 국회의원 품위나 윤리적 차원이든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검찰청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진행하려던 나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로 철수, 이날 3시30분에 긴급 의원총회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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