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인터파크 불참하며 흥행 실패 우려
신한은행-토스 손잡고 참여 의사 타진하며 불씨 살려
하나금융-키움증권-SKT도 컨소시엄 구성하고 예비인가 준비 착수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최근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 키움증권이 컨소시엄을 제3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공식화했다. 앞서 신한금융그룹도 토스와 손잡고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당초 네이버와 인터파크 등이 불참을 선언해 흥행에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제3 인터넷은행 열기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추가방안’을 발표하고 올해 최대 2개사에 대한 신규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오는 3월 26일과 27일 양일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받을 예정이며 4월~5월에 금감원 심사를 거쳐 5월 중 금융위가 예비인가 여부를 의결한다. 예비인가를 받은 신청자가 인적·물적요건 등을 갖춰 본인가를 신청하면 금융위는 신청 후 1개월 이내에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본인가 후 6개월 이내에 영업이 가능하다.

금융위는 인가 신청희망자가 인가심사를 원활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예측 가능성도 제고할 예정이다. 인가 심사에는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포용성, 안정성이 중점적으로 평가된다.

 

최대어 네이버·인터파크 불참 선언으로 시작부터 삐걱

네이버는 지난달 23일 인터넷은행 인가심사 설명회를 앞두고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의사결정을 내렸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인터넷 뱅킹 환경이 아주 잘 마련돼 있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이미 서비스를 잘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이 사업을 하면 더 나은 가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네이버만의 경쟁력이 있느냐를 검토한 결과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본·동남아 등 외국은 금융 인프라가 아직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일본 자회사 라인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관련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인터넷은행 사업을 펼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네이버는 국내에서 인터넷은행 사업을 펼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인터파크는 지난 2015년 인터넷은행에 도전했던 만큼 참여 가능성을 높게 봤지만 인터넷은행 사업 진출을 보류한다고 전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인터넷 은행사업과 관련해 각종 상황이 개선된 건 맞지만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라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 대처를 우선순위에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는 참석했지만 동향 파악을 위한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대어로 꼽혔던 양사의 불참 선언으로 흥행에 빨간불이 켜져 금융당국의 고심이 깊어질 뻔한 때에 금융지주들이 ICT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은행 참여를 타진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신한은행, 토스와 손잡고 인터넷은행 도전장

제3 인터넷은행 참여를 가장 먼저 공식화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신한은행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추진할 것을 알렸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을 주축으로 토스, 현대해상, 다방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개발한 간편 송금 서비스 앱으로,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가 없어도 빠르게 송금이 가능하다. 2019년 2월 현재 누적 다운로드 2300만건, 누적 송금액은 33조원에 달하며 기업가치도 1조3000억원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토스는 계좌·카드·신용·보험 등 각종 조회서비스뿐만 아니라 적금·대출 등 금융상품 개설, 펀드·해외 주식 등 다양한 투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번 협업을 통해 신한금융이 보유한 금융부문의 노하우·안정성·자금력을 바탕으로 토스의 혁신성·창의성을 더해 ‘혁신적, 포용적’ 모델의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을 발족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이를 위해 20명 규모의 공동 추진단을 구성했다.

신한금융과 토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은행 참여 의사를 밝혔다. ⓒ각 사
신한금융과 토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은행 참여 의사를 밝혔다. ⓒ각 사

신한금융 관계자는 “토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국내 금융의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창의적인 금융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도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했고 신한금융그룹과 협력을 하기로 한 만큼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인가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나금융그룹-키움증권-SK텔레콤, 거대 인터넷은행 등장 예고

여기에 하나금융그룹과 키움증권, SK텔레콤이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3사는 급변하는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AI, 빅데이터 등 새로운 ICT 기반의 금융혁신이 필요하다는 데에 뜻을 모으고 컨소시엄 구성과 구체적인 예비인가 신청 준비에 착수했다.

3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추진하기 위해 IT, 금융, 핀테크 등 다양한 파트너사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3사의 광범위한 고객 기반의 니즈를 ICT 기술과 접목시키면 기존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해 고객 편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그룹은 국내 4대 금융그룹으로 블록체인 기반 금융서비스와 인공지능 금융비서 ‘하이뱅킹’ 서비스, 모바일 생활금융 플랫폼 ’핀크‘ 등 혁신 금융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금융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빅데이터, 양자암호 등 새로운 ICT 기술과 금융 서비스를 융합해 고객들이 겪었던 기존 금융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나아가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혜택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키움증권-SKT가 손을 잡고 대형 인터넷은행이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시사포커스DB
하나금융-키움증권-SKT가 손을 잡고 대형 인터넷은행이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시사포커스DB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의 승자는 변화의 수용자가 아닌 변화의 주도자”라며 “혁신 성장과 포용 성장을 주도하며 이종업종 간의 융합기술과 시너지를 통해 고객 혜택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키움증권, 하나금융그룹 등 다양한 파트너社와 함께 당사의 앞선New ICT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 금융산업 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뛰어들면서 4대 시중은행이 모두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게 됐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에,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에 각각 출자·투자했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전라북도 군산시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신규인가에 인터넷은행을 최대 두 곳을 인가할 계획”이라며 “이번 제3인터넷은행 신규인가 심의를 거치면 당분간 신규인가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참여를 고심하고 있는 기업들을 채찍질하고 있다.

예비인가 신청일이 한 달여 남은 상황에서 또 어느 기업이 인터넷은행 참여 의사를 밝힐지 관련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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