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처럼 다 빨아들일 수 있는 배우'라 평가

안젤리나 졸리처럼 도톰하게 튀어나온 입술, 천진난만 송아지를 연상시키는 큰 눈동자...
황보라는 예쁘다기 보다는 개성 만점 용모다. 그런 개성 때문일까? ‘왕뚜껑 소녀’ 로 CF계를 장악하더니, 그 인기 여세를 몰아 TV 시트콤 ‘레인보아 로망스’에 출연해 깜찍 발랄 귀여움을 선사하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번에는 스크린 연기 도전이다. 500만 관객을 감동시킨 ‘말아톤’ 정윤철 감독의 최신작 ‘좋지아니한가’로 말이다. 첫 주연을 맡아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는 그는 큰 도전에 앞서 최선을 다 하겠다는 각오다.


‘CF 요정’ 황보라가 스크린에 데뷔한다. 빼어난 외모는 아니지만, 그 보다 더 인상적인 개성을 가진 그는 이미 CF와 시트콤을 비롯, 연기자로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스폰지같은 연기자
‘좋지아니한가’는 공통분모 제로, 어쩌다 한집에 같이 살고 있는 심씨네 가족의 에피소드를 그린 코믹 드라마다. 고개 숙인 아빠 역에 천호진, 허리띤 졸라맨 엄마 문희경, 전생에 왕이었다고 생각하는 아들 유아인, 묻어가느 백수 이모 김혜수 등으로 출연진이 화려하다. 황보라는 이런 이상한 심씨 일가중에서도 그 존재 자체만으로 미스테리한 딸 용선으로 등장했다. 첫 스크린 연기, 그것도 첫 주연작이라 애초부터 ‘모든걸 바치겠다’는 각오로 뛰어들었지만 첫 작품이다보니 부담감은 떨칠 수 없었다.
“사실 이번 설에 갈비뼈도 부러지고 다리도 다치는 부상을 입었어요. 시사회를 앞두고 다쳐서 안타깝지만 큰 액땜을 했다고 생각해요. 이런 기자 간담회 자리도 처음이라 너무 떨리고 설레이고 카메라 빛 때문에 눈이 부셔서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모르겠어요.”
꾸미려하지 않고 떨리는 마음을 솔직히 표현한 그는 이번 영화를 위해 일부러 살을 찌우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약간 통통하고 못 생기게 나와요. ‘용선’ 역할을 위해 일부러 살을 찌우고 라색 수술도 하고 연기수업도 좀 더 체계적으로 받았어요. 직접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고등학생으로서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어요. 지금은 찌웠던 살을 빼려고 열심히 다이어트 중이죠.(웃음)”
영화 촬영에 들어가기 앞서 사실 황보라는 자신의 상대배우가 될 영화특별선생 ‘경호’역에 과연 누가 캐스팅 될 것인지 매우 궁금했다고. 촬영 10회 차가 진행될 때까지 그 역을 맡을 배우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해일 선배가 맡은 경호 선생님이 캐스팅 되지 않아 매우 궁금했었어요. 박해일을 배우로 너무 좋아했는데 감독님이 누가 캐스팅 되었는지 가르쳐주지 않는거에요. 촬영 얼마 전에 박해일이 캐스팅 됐다는 걸 알았고 첫 촬영에 대면했을 땐, 심장이 너무 떨려 두근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어쩌나 걱정까지 했어요.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뒤쪽에 몰래가서 준비도 해보고 했는데 내 얼굴을 처음 보자마자 ‘너 참 신기하게 생겼다’고 하더군요. 그 때부터 일부러 가식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없겠구나 싶어서 편하게 대했어요. 이웃집 아저씨처럼 구수한 매력이 있는 선배죠.”
실제 가족보다 더 가족같은 분위기로 촬영에 임했다는 황보라는 그래서인지 박해일과도 최상의 호흡을 자랑했다고. “영화를 보기 전에는 영화 속 캐릭터들이 뭔가 다르고 독특해 보이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바로 우리 가족의 일상을 보는 듯한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작품이에요.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앞으로 살을 빼서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는 멜로 영화의 여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황보라에게이번 영화는 진정한 연기자가 되기 위한 충분한 밑거름이 된 듯 하다.


CF여왕, 스크린 도전하다
독특한 생김새와 뚱한 표정, 어눌한 듯 툭 툭 내뱉는 말투로 영화 속 미스테리 소녀 용선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황보라. CF로 출세 기회를 잡은 황보라가 스크린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갈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맹철영 기자 of_photo@sis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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