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금융지주 재탈환한 신한금융, 2년 연속 순익 3조원 KB금융
지주사 재출범한 우리은행, 사상 최대 실적 기록한 하나금융
치열해진 1위 싸움과 3위 싸움

사진 / 시사포커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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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이 모두 발표됐다. 신한·하나·우리금융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하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고 KB금융은 전년대비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2년 연속 3조원대 실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모두 합하면 10조4850억원에 달한다. 전년대비 7.2% 증가한 수치이며 연간 실적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KB금융의 실적이 둔화된 사이 신한금융이 1위 금융지주 타이틀을 1년 만에 재탈환했고 우리금융지주로 재출범한 우리은행도 하나금융의 3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 신한금융, 사상 최대 실적 달성하며 1위 금융지주 탈환

신한금융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3조156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당초 업계가 전망한 3조1495억원보다 나은 실적일 뿐만 아니라 7년 만에 3조원대에 재진입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조9796억원으로 전년보다 8.7%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8조5801억원으로 9.4%, 비이자이익은 1조3995억원으로 4.3% 증가했다. 이자이익 중 국내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9% 늘어났지만 해외 이자이익이 31.9%나 급성장하며 해외 이자이익 비중이 전년 5.5%에서 지난해 7.5%로 늘어났다.

신한금융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53%, 신한은행은 0.45%로 전년 대비 0.09%p, 0.10%p씩 개선되며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2019년 신한금융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월 2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2019년 신한금융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신한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신한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27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조468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늘었다. 순이자마진(NIM)은 전년보다 0.06%p 상승한 1.61%로 집계돼 5조5860억원의 이자이익을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말 신한은행의 연체율은 전년대비 0.02%p 상승한 0.25%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비은행 부문의 당기순이익은 1조507억원으로 4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천194억원으로 43.2% 감소했으며 신한금융투자 2천513억원, 신한생명은 1천310억원으로 전년 대비로 각각 18.6%, 8.6%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실적을 발표하며 이사회에서 보통주 배당안을 전년보다 150원 증액한 1천600원으로 결의했다. 내달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 안대로 확정되면 보통주 배당성향은 약 24%가 된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며 14번째 자회사를 두게 됐다. 또한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7500억원의 전환우선주를 발행했는데, 오렌지라이프 인수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 추가적인 인수합병(M&A) 계획, 비은행 자회사의 자본 확충 여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신한금융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에 뛰어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KB금융, 실적 소폭 하락했지만 2년 연속 3조원 순익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689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계열사의 희망퇴직 확대에 따른 일반관리비 증가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손해보험업 부진에 따른 기타영업손실 증가로 전년 대비 7.3%(2425억원) 감소해 신한금융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2년 연속 3조원대 순익을 시현했다.

그러나 BCC지분매각 관련 이연법인세 영향과 KB손해보험 염가매수차익 등 지분인수 관련 영향, 희망퇴직 비용, 은행명동사옥 매각익, 특별보로금 등 주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약 2.2% 증가한 실적이라고 KB금융은 설명했다.

KB금융의 실적 둔화는 4분기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200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9.0%나 감소했다. KB금융은 희망퇴직 확대로 2860억원(세전 기준), 특별보로금 1850억원 등 일회성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2019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KB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1월 2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2019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그룹 내 최대 자회사인 국민은행은 견조한 대출성장으로 이자이익이 꾸준히 증가한 가운데 4분기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비용효율성이 개선되고 있고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도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잘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은행 계열사인 증권, 손해보험은 하반기 들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유가증권 손실과 손해보험 손해율 상승 영향 등으로 순이익 규모가 전년·전분기 대비 다소 축소된 모습이었다. 이에 KB금융은 실적이 부진한 증권 S&T(Sales & Trading) 부문의 향후 운용역량을 강화하고 파생상품 발행 및 운용 프로세스를 재정비하는 등 손익변동성을 관리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KB금융의 지난해 말 총자산은 479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8% 증가했고 관리자산(AUM)을 포함한 그룹 총자산은 731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8.9% 증가했다. 그룹 자산건전성 개선세도 지속되고 있는데 지난해 말 그룹의 NPL 비율은 0.61%로 전년 말 대비 0.08%p 개선됐고 그룹 NPL Coverage Ratio는 138.9%로 IFRS9 도입에 따른 대손충당금적립액 증가 영향으로 전년 말 대비 31.0%p나 개선됐다.

또한 지난해 말 그룹 BIS 자기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4.60%, 13.97%로 연말 배당과 기업대출 성장에 따른 RWA 증가 영향으로 9월 말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국내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KB금융은 설명했다.

KB금융은 12일 마감된 롯데캐피탈 인수 예비입찰에도 참여해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롯데캐피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 7조5089억원으로 업계 4위 규모이며 2년 연속 순이익 1000억원 이상을 내고 있다. 특히 롯데캐피탈은 개인금융 영업수익률이 매우 높은 수준인데 KB캐피탈이 자동차금융에 쏠려있는 것과 대비되는 방향이다.

따라서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위해 롯데캐피탈의 인수는 매력적인 카드라는 분석이다. 또 캐피탈사 인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 우리은행, 지주사 재출범하며 순풍…3년 내 1등 금융그룹 도약 포부

우리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3.5% 증가한 2조192억원으로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지속성장 기반 구축’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는데, 이로 인해 전 부문에 걸쳐 실적이 고르게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로 보면 이자이익은 우량 중소기업 위주의 자산성장 및 핵심 저비용성예금의 증가에 힘입어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중소기업 대출은 6.5% 증가했고 핵심 저비용성예금도 5.9% 증가해 자산성장과 향후 수익 성장 기반을 동시에 확보했다.

비이자이익은 핵심영역인 수수료이익 부문이 두드러지게 성장했다. 특히 자산관리부문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신탁 및 수익증권 등에서 성과를 내며 수수료이익이 4.8% 증가했다. 기업투자금융(CIB) 및 파생상품 분야도 양호한 실적을 나타내며 전체 비이자이익 실적을 이끌었다.

글로벌부문은 국내 최대 및 글로벌 20위권 수준인 26개국 441개 네트워크를 구축해 순이익이 19.7% 증가한 20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중심의 영업구조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게 했다.

또한 우량자산 위주 영업의 결과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개선됐으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역대 최저 수준인 0.51%를 기록했고 연체율도 0.31%로 매우 안정적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NPL 커버리지비율도 119.4%로 개선됐다.

13일 한국거래소에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오른쪽)이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13일 한국거래소에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오른쪽)이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은 13일 한국거래소에 신규 상장됐다. 지난 1월 9일부로 거래가 정지됐던 우리은행 주식이 1:1 비율로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전환돼 상장된 것인데 기존 우리은행 주식을 가지고 있던 주주들은 오늘부터 우리금융주식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우리금융지주의 종목명은 우리금융지주이며 종목코드는 316140, 상장주식 수는 6억8000만주이다.

 

▲ 하나금융, 2005년 지주사 설립 이래 최대 실적 달성

하나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0.0% 증가한 2조2402억원으로 2005년 하나금융 설립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자이익 5조6372억원, 수수료이익 2조2241억원을 합한 그룹의 핵심이익은 7443억원으로 전년대비 10.5% 증가한 7조8613억원으로 이 역시 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다.

하나금융은 투자은행(IB) 분야 강화와 관계사 간 협업을 통해 인수자문 수수료가 전년대비 83.1% 증가했고 자산관리 관련 수수료도 11.7% 늘어난 것이 수수료 이익 증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90%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자본 적정성을 보여주는 보통주자본비율 추정치는 지난해 말 기준 12.86%로 전년대비 0.12%p 상승해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대비 0.19%p 개선(하락)된 0.59%를 보였다.

2018년 기준 누적 기준 충당금 등 전입액은 4653억원으로 전년대비 44.8% 감소했고 대손비용률 역시 전년말 대비 0.15%p 감소한 0.18%로 지주사 설립 이후 최저수준의 대손비용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탁자산 107조8710억원을 포함한 그룹의 총자산은 492조88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8.2%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이러한 실적에 힘입어 주당 1500원의 기말현금배당을 하기로 결의했다. 지난해 회계연도에 대한 보통주 1주당 총 현금배당은 이미 지급된 중간배당 400원을 포함해 1900원이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실시된 롯데카드 인수 예비입찰에도 참여해 카드 부문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함영주(오른쪽) KEB하나은행장은 1월 2일 오전 시무식 대신 새해 아침 인사로 한해를 시작했다. ⓒ하나은행
함영주(오른쪽) KEB하나은행장은 1월 2일 오전 시무식 대신 새해 아침 인사로 한해를 시작했다. ⓒ하나은행

또 하나금융의 최대 자회사인 하나은행은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46개 신규 비즈니스모델의 특허출원을 마쳤다. 하나은행은 이번 특허출원으로 단순 은행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업종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과 은행 내부 시스템을 블록체인으로 연결해 새로운 융합기술을 통해 이종 업종 간 시너지 창출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앞서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 CEV와 세계적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하이퍼레저(Hyperledger), 이더리움기업연합(Enterprise Ethereum Alliance)에 가입하는 등 글로벌 빅3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가입했다.

하나은행은 컨소시엄 가입을 통해 해외 블록체인의 새로운 기술과 동향을 더 체계적으로 수집해 국내외 컨소시엄 멤버들을 추진 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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