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 논란을 두고 찰떡 호흡을 보이며 자유한국당에 대한 공세수위를 전방위로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5·18 폄훼 논란은 재판민원 의혹 서영교 의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손혜원 의원,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에 따른 대선 정당성 시비 등의 악재들을 일거에 빨아들인 블랙홀이 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12일 야3당과 함께 5·18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일으킨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한국당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고 한국당 지도부의 공개 사과까지 요구하는 등 대야공세의 소재로 삼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5·18 망언을 쏟아낸 의원들을 두고 ‘역사를 부정하는 역사 쿠데타’,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규정했으며 ‘당 내외에 여러 가지 견해와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낸 한국당 지도부를 향해선 ‘친일도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느냐’고 반격하는 등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한국당의 대여공세 방어, 레임덕 기류를 차단하는 등 일거 양득의 호재를 민주당이 당분간 쥐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도 11일 한국당 5·18 진상규명위원 후보로 추천한 3명 중 2명을 거부하면서 이번 사안의 정치적 파장을 키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3인의 5.18 진상규명조사위원 후보자 가운데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와 권태오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처장에 대해 자격 요건 미달로 재추천을 요구했다.

자격조건 미달을 이유로 재추천을 요구한 것이지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의도가 엿보인다.

극우 보수 지지층 결집 및 세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5·18 민주화 운동을 왜곡한 한국당을 향한 문 대통령의 단호한 5·18 진상 규명 의지로 보인다.

무엇보다 ‘법에 규정돼 있는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대의 명분을 바탕으로 한국당이 단순히 ‘보여주기식’ 사과와 징계 절차만으로 끝내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의 조사위원 재추천에 대한 한국당의 반발 혹은 재추천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현재보다 여론은 더욱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한국당이 문 대통령의 외통수에 걸렸다는 분석이다.

한국당은 이날 5·18 망언에 대한 사과와 자체 징계에 나서는 등 해당 논란을 수습,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청와대의 재추천 요구에 대해서는 ‘국회 모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때문에 해당 이슈를 두고 여야의 대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이번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5.18학살자 재판회부를 위한 광주전남공동대책위’로부터 공개사과를 요구 받고 박근혜 정부 당시 세월호특조위원으로 유족들로부터 고의로 조사활동을 방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인사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했다는 부분에 공세 포인트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5.18 진상조사위원 추천권 반납을 촉구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자유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반발에 나섰다”면서 “한국당은 5.18 정신을 폄훼하고 자격요건마저 갖추지 못한 문제적 후보자들을 억지 추천해 진상조사위의 활동을 가로막았다. 사과는 커녕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니 아연실색할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더 이상의 망동을 멈추고 조사위원 추천권을 조속히 반납하라”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와 5.18 조사위원 추천권 반납을 요구하면서 한국당을 향한 공세를 한동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