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청년, 은퇴 세대는 불평하지 말고 아세안으로 진출하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사표가 수리됐다. 사직절차가 이뤄졌지만 논란이 일어난 지 하루 만에 인사 조치라 사실상 문책이란 뒷말이 나온다.

이는 민생·경제 악화를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동시에 연말부터 불거진 청와대 기강해이 논란, 손혜원·서영교 여당 의원의 의혹 등 연일 터지는 악재와 더불어 김 보좌관의 발언이 민심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서 김 보좌관은 지난 28일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 “SNS에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셔야 한다”, “국내에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 하지 말고 신남방국가를 보면 ‘해피조선’”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가뜩이나 이영자 현상(20대·영남·자영업자 이탈 현상)으로 청년층의 지지세가 허물어가는 시점에서 이같은 발언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흔들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로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야4당은 김 보좌관의 사퇴를 ‘사필귀정’이라고 보면서 청와대의 계속되는 인사 실책을 지적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29일 “사퇴만으로 국민들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경제위기로 고통받고 계신 국민들께서 받은 아픈 상처가 김 보좌관의 사의로 사라질 수는 없다”며 “최근 경제위기가 최저임금을 비롯한 실패한 소득주도성장에 기인한 측면인 큰 상황에서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는 청와대 정책보좌관이 적반하장격으로 망언을 했다는 점이 더 큰 고통이 되고 있다”고 맹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청와대 기강은 나사가 풀린 지 오래”라며 “직원들의 실무적 무능함은 물론 정책적 무책임도 도를 넘어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수준이 바로 청와대의 수준”이라며 “사퇴라는 단 하나의 정답을 찾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비꼬았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사표 제출과 수리는 당연한 일로,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변인은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청년들이 보기에 청와대의 즉각 사표 수리는 당연한 처사”라며 “해당 발언으로 가장 아팠을 청년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보좌관의 말은 경제보좌관의 위치에서 적절하지 않을 뿐 아니라 대통령의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다”면서도 “청와대의 인사 실책이 계속 이어진다면 대통령에 대한 신뢰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기억하고 후임자 선임에 심혈을 기울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