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 아니라지만 얘기 안 나올 수 없어

사진ⓒ국민연금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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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가 29일 회의를 연다. 1차 회의에서 사실상 부결된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에 대해 재논의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29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에 따르면 수탁위는 이날 오후 서울 시내 모처에서 2차 회의를 열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등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방침에 관해 논의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23일 1차 회의가 끝난 후 9명의 위원 중 3명 이상이 추가 회의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진행된 1차 회의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주권행사 여부를 두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보다 단기매매차익 반환 등에 따른 수익성 상실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이 우세했다. 대한항공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에 대해서는 2명이 찬성, 7명이 반대했고 한진칼에 대해서도 반대가 5명으로 더 많았다. 복지부와 국민연금 등은 조 회장이 실제 연임을 시도할 것인지를 확인하지 위해 한진그룹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일각에서는 수탁위가 2차 회의를 여는 것을 두고 1차 회의 결과를 뒤집고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강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 1일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를 결정짓는 회의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2차 회의가 갑자기 추진된 것에 대한 추측이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스튜어드십 코드’에 장단을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1차 회의가 23일 오전에 열렸기 때문에 이날 오후에 알려진 문 대통령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극 행사’ 발언은 회의 과정에 전달되지 않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2차 회의는 일부 위원의 제안에 따라 소집된 회의”라며 “대한항공,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와 행사 범위는 회의 안건이 아니며 재논의할 계획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다음달 1일 기금위를 사흘 앞두고 수탁위 회의를 여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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