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콘 강 건넌 ‘옥탑방 고양이’

故 정다빈씨 사망 놓고 자살 VS 타살 논쟁 치열
젊은 여자 연예인 잇따른 자살 ‘베르테르 효과’ 우려


‘옥탑방 고양이’ 탤런트 정다빈(27?여 본명 정혜영)씨가 지난 10일 남자친구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질식사. 그는 시트콤 논스톱을 시작으로 대중적 인기를 끌어 온 스타 연기자 중 한사람이었다.
그런 그의 ‘자살’ 소식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지난달 자살로 생을 마감한 ‘유니’의 뒤를 이어 젊은 여자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극에 연예계는 긴 침묵에 휩싸여 있다.
비록 故 정다빈씨의 미니홈피에서 ‘자살’에 대한 단서가 발견됐다고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인의 죽음에 대한 의문점마저 꼬리를 물고 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27세의 나이로 세상을 등진 탤런트 故 정다빈씨의 장례식이 있었다. 떠난 사람보다 남겨진 사람의 슬픔이 더 크다고 했던가. 이날 정씨의 영결식에는 수많은 동료연예인들이 빈소를 찾아 하염없는 애도의 눈물을 흘렸다.


풀리지 않는 자살 미스테리
故 정다빈씨는 시트콤 ‘논스톱’과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또 영화 ‘그 놈은 멋있었다’ 등으로 대중적 인기를 모으고 있었던 여자연예인. 특히 옥탑방 고양이에서 평소 모습과 다름없는 생기발랄하고 상큼한 연기를 선보여 많은 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독차지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정씨는 지난 10일 오전 남자친구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생기발랄했던 젊은 여자 연예인의 사망소식은 곧 그 사인에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고, 경찰에 의해 잠정적이긴 하지만 자살로 밝혀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의 죽음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평소 행동이나 브라운관 속 그의 모습은 생기발랄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도저히 자살을 했으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또 유서가 될만한 그 어떤 것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이같은 의혹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그의 미니홈피에서 ‘자살’에 대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을 뿐이다.
경찰 역시 그의 시신에서 별다른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자살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유족들은 석연치 않은 부분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과수의 최종 검사결과에서도 자살로 판명 났다.
국과수 관계자는 “시신에서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 있고 타살로 의심될 만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손목에 상당히 오래된 상처가 있지만 이는 사망 원인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죽음에 대해 ‘자살이냐’, ‘타살이냐’를 두고 말들이 오가고 있다.
그는 왜 자살했을까. 또 남자친구의 집에서 자살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등 의문의 해답은 좀처럼 명확하게 찾기 어렵다.
故 정다빈씨를 인기 연예인 반열로 끌어올렸던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에서 그는 평소 모습과 다를게 없는 생기발랄하고 상큼한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대부분 인기 연예인들이 그러하듯 정상에 올랐을 때 밀려오는 불안감을 떨칠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씨는 ‘옥탑방 고양이’ 이후 일거리가 없어 상당한 고민을 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상에 있는 연예인들은 언제 사라질지도 모르는 바람 같은 인기에 대해 불안감이 항상 내재돼 있다. 이에 몇몇 연예인들은 부단한 노력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약물복용이나 자살로 해결하려고 한다. 이에 연예계 일각에서는 정씨 역시 심적인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극한 방법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남자 연예인에 비해 인기 수명이 비교적 짧은 여자 연예인의 경우 ‘우울증’을 동반해 극한 상황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한 달 사이 젊은 여자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은 이내 연쇄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즉 이들의 ‘자살’이 ‘베르테르 효과’로 확산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자살방지센터 한 관계자에 따르면 “故 정다빈씨 사망 후 자살하고 싶다는 상담요청 전화가 급격하게 늘었다”고 말해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가 일부 현실로 나타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A씨는 “베르테르 효과에 의한 다른 사람의 자살은 자신의 선택(자살하고 싶은 마음)을 충동질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주위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씨 사망 이후 자살상담 전화 늘어나
지난 13일 장례식을 마친 故 정다빈씨의 유해가 안치된 곳은 공교롭게도 지난달 우리 곁을 떠난 가수 유니가 안치된 곳이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그의 죽음 이후 인터넷상에서는 자살과 타살을 놓고 온갖 의혹들이 떠다니고 있지만 그런 의구심을 떠나 영화배우 이은주, 가수 유니의 자살에 이어 정씨의 자살에 이르기까지 연예계 종사자들과 우리 사회의 깊은 반성과 애정이 필요한 시점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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