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라이프에 이어 아시아신탁, 증권사 M&A까지 노리며 비은행부문 강화
‘원 신한’ 전략 아래 전사 일사불란
신한은행이 아닌 신한으로, 국내 넘어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별 탈 없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금융지주의 다음 타깃은 아시아신탁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오렌지라이프의 합류로 신한금융은 대한민국 리딩 금융그룹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 공시에 미래를 향한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그룹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신한금융지주는 KB금융지주와 치열한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 시가총액 격차는 지난해 5조원대까지 벌어졌지만 현재 300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이에 신한금융지주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리딩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해 9월 5일 라이프투자유한회사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850만주(지분율 59.15%)를 주당 4만7400원, 총 2조2989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 11월 15일 금융당국에 오렌지라이프 편입 인가를 신청했다.

그리고 지난 16일 금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오렌지라이프의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편입안을 승인했다. 편입 신청서류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지 2개월 만이다. 승인이 완료됨에 따라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지주의 14번째 자회사가 됐다.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14번째 자회사로 편입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14번째 자회사로 편입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오렌지라이프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32조3461억원으로 신한금융지주의 총자산은 490조529억원이 된다. 이로 인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77조7156억원인 KB금융지주를 앞지르게 됐다. 또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자산을 합하면 약 63조6000억원으로 업계 4위인 NH농협생명(64조4400억원)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5위의 생명보험사가 탄생하게 된다.

조 회장은 “오렌지라이프의 인수는 유기적 성장과 비유기적 성장을 조화롭게 추진해온 ‘2020 스마트 프로젝트’의 값진 결실”이라면서 “신한의 한 가족으로 그룹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원(one) 신한 관점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우선 일정 기간 동안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별도 자회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합병을 위한 기반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생보사로 출발해 신한생명과 문화가 다른 오렌지라이프와의 간극을 좁혀나가기 위해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신한생명 사장으로 내정했다.

 

▲ 그룹사 하나로 묶는 ‘원 신한(One Shinhan)’

조 회장은 지난달 18일 2018년 하반기에 채용된 그룹 신입직원 354명을 상대로 특강을 진행했다. ‘초심, 협업, 으뜸’ 세 가지를 당부하며 ‘원 신한(One Shinhan)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숫자 원(One)은 초심을 잃지 말라는 의미”라며 “지난 30여년의 직장생활을 돌이켜보면 처음 맞는 그 순간과 장면이 유난히 오래 기억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앞으로 힘든 순간이나 고민의 기로에 설 때 처음의 마음을 떠올린다면 한 단계 성장하는 데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도형 원(동그라미)을 들며 “어울림으로 협업하라”고 전했다. 공동연수가 끝나고 각 그룹사에 배치되지만 어울림을 통해 협업의 토대를 만들고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원 신한’의 모습을 한 미래 리더로 성장해달라고 당부했다.

조 회장은 마지막으로 “한자 원(元)은 으뜸기 되기 위해 노력하라는 의미”라면서 “으뜸이 된다는 것은 비교가 불가하게 탁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원대한 목표와 함께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를 명심하고 신한이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원 신한’은 신한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함께 원 신한 브랜드 정체성 구축으로 그룹사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시키기 위해 조 회장이 항상 강조하는 전략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2019년 신한금융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2019년 신한금융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임직원들에게 ‘원 신한’을 강력히 확장해갈 것을 주문했고 지난 4일과 5일 양일간 진행된 ‘2019년 신한경영포럼’에서도 “‘원 신한’이 그룹사의 단순한 합이 아닌 신한의 차별적 경쟁력이자 현장의 원동력이라며 올해가 ‘원 신한’이 그룹에 정착되고 그 가치가 발현되는 원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후에도 “오렌지라이프를 신한의 한 가족으로 그룹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원 신한’ 관점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 회장은 ‘내 한 몸 꽃이면 온 세상이 봄’이라는 뜻의 ‘일신개시화(一身皆是花) 일가도시춘(一家都是春 )’이란 말을 인용하며 “신한의 한 사람 한 사람이 2020의 꽃을 피우면 신한이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 할 수 있을 것이며 리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원 신한을 위해 노력하면 그룹 전체가 진정한 원 신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조 회장은 신년사에서 ‘원 신한’ 외에 △신한의 모든 것 쇄신 △리딩 금융그룹으로서 선도적 역할 수행 △모두가 행복한 신한 만들기를 당부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계열사 11곳 중 7곳의 CEO를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새로 선임된 CEO들은 외부 영입인사를 제외하면 모두 50대의 젊은 피다.

조 회장은 계열사 CEO 인사에 대해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경영진 선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며 “급변하는 경제 경영 환경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조직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줌으로써 활력을 제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인사 취지를 말했다.

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GIB, GMS(고유자산운용), 글로벌, WM(자산관리)에서 '칸막이'를 넘는 매트릭스 체제를 전략·재무·리스크 관리까지 넓혔다. 대표적인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에서도 벤처펀드 조성에 그룹의 GIB 부문 역량을 활용한다. 또 신한 그룹사 임직원 대상으로 진행된 ‘디지털 아이디어 경진대회’도 시너지 협업 창구로 꼽힌다.

아울러 신한금융그룹은 블룸버그가 발표한 ‘2019 성평등 지수(Gender-Equality Index)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국내 기업이 선정된 것은 KB금융그룹과 함께 이번이 처음으로 조 회장이 신년사에서 “앞으로도 능력 있는 인재 중용, 외부인재 수혈, 여성 리더 육성 등의 노력을 지속해 갈 것”이라고 말한 것을 인정받는 결과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성평등 지수 우수기업 선정으로 (양성평등 문화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다양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여성인재 육성과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겠다”고 전했다.

올해는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2020 스마트 프로젝트’ 달성을 위한 마지막 해다. ‘2019년 신한경영포럼’에서 2020년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에 도달하기 위한 전략과제로 원 신한 가치 창출 확대, 미래성장 포트폴리오 확장, 글로벌 질적 성장성 확보 등 7가지가 제시됐다.

조 회장은 "앞으로 금융그룹의 미래는 예대마진이 아니라 자본시장에 있다"고 강조한다. 은행, 카드 중심의 그룹 사업포트폴리오의 균형 성장을 통해 골드만삭스가 골드만삭스뱅크로 불리지 않는 것처럼 '신한'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원 신한’으로 2020년 국내를 넘어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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