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금 지급 체계 안 바꾸면 인건비 폭탄
4분기 실적 시장 전망치 보다 하회 부진 전망

현대차그룹 사옥[사진 / 시사포커스 DB]
현대차그룹 사옥[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현대차가 인건비 폭탄 우려와 실적 부진 전망까지 올 초에부터 악재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 힘든 한해를 시작하고 있다.

해외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목표 판매 달성에 미달한 현대차는 올 초 지난해 목표치 보다 5만대 늘린 760만대를 내걸고 판매부진 탈피와 수익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러나 올해부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10.9%) 및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으로 수익성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직원들이 무려 6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가 부담하는 인건비만 수천억원으로 이는 가격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판매 달성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차는 최저임금 위반을 피하기 위해 두 달마다 지급했던 상여금을 매달 지급하도록 취업규칙을 변경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노조에 보냈다. 현대차는 매년 기본급의 750%에 달하는 상여금 일부(600%)를 두 달에 한 번 주고, 나머지는 연말에 일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에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노조가 사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입장 선회가 없는 한 인건비 폭탄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3분기 ‘어닝쇼크’까지 기록한 가운데 4분기 실적도 증권가에선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다음 주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지난 10일 하나금융투자 송선재 연구원은 신차 투입 초기의 마케팅 비용 증가와 금융·기타 부문의 부진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현대차 영업이익이 기대치보다 20%가량 낮은 6천950억원으로 전망했다. 앞서 증권가가 내놓은 전망치 컨센서스는 대략 8천500억원 수준이다.

현대차증권 장문수 애널리스트 역시 현대차 영업이익이 6천778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20% 이상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현대차 영업이익 전망치를 2조736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영업이익 4조5750억원 보다 40.2% 감소한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현대차가 올해 수익성 강화를 첫 과제로 삼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며 “올해 대대적인 신차 투입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에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추가 부담은 상당한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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